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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Jan 17. 2023

일본에서 만난 차별받는 재일교포들

내 가족 중 한명이라도, 멀리 떨어져 지내더라도 잘 살지 못하고 있다면 가슴아픈 일이다. 나는 스스로 국제시민이라 여기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해, 보편적 인류의 가치를 위해 일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그래도 내 민족의 슬픔과 불행에는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일본에서 재일동포들과의 첫 만남


내가 일본에 간 이유는 한가지였다. 2008년도에 중국에 가서 1년 동안 중국에 대한 공부를 한 나는 동아시아, 특히 일본을 더 알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경제적으로 떠오르는 중국의 모습을 이미 보고 경험하였기 때문에 90년대까지 번영했던 일본의 경제가 몰락한 이유가 궁금했다. 


또한 사회 및 정치적으로는 2010~11년 당시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들이 뉴스에 항상 메인에 걸려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한일 이슈에 대해 일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었던 재일교포들의 삶이 궁금하였다.


호세이 대학 (출처 : Japan-universities.com)


2011년 어느날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던 나는 있던 나는 다시 한번 휴학을 하고 일본의 호세이 대학이라는 곳에서 공부하였다. 당시 일본에는 다니던 대학을 통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이 아닌 직접 신청하는 제도가 있었다. 호세이 대학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희대 정도의 대학이다. 이곳에서 나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마음으로 일본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 역사,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언어 등 일본과 관련된 다양한 과목들을 신청하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기독교인 나는 근처의 교회를 찾았는데 마침 학교 바로 앞에 동경교회라는 한인 교회가 있었다.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교회였고 유학생들 뿐만 아니라 재일교포들도 많이 다니고 있었다. 예배는 한국 분들과 재일교포 분들이 따로 드렸지만 서로 대화하고 교류하는 기회도 많이 있었다. 나는 재일교포 분들과 대화하면서 서서히 그분들의 역사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일평생 일본에서는 이방인 취급을 당하면서 차별과 맞서 싸워왔다.


일본의 조선학교 차별


내가 만났던 다른 재일교포 분에게 자녀가 일본의 조선 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조선학교는 해방 이후 일본에 남은 교포들이 자신의 민족성을 지키고자 세운 학교이다. 조선 학교에 다니면서 일본으로부터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 내가 일본에 있을 때 극우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어느날은 조선학교 근처를 지나고 있었는데 그 앞에서도 확성기로 시위하며 수업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었는데 걱정이 되어 학교 앞에서 계속 서 있기도 했다.


조선학교는 2010년 고교 무상화 정책의 수혜 대상으로 포함되었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2012년 아베 신조의 자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무산된다. 그 이후 재일 조선학교들은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정책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소송을 걸었지만 결국 2021년 법원은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선학교는 고교 무상화 정책의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확정된다. 조선학교는 그동안 교사의 월급도 못 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고 한다. 현재 재일교포와 한국에서의 성금으로 연명하고 있다. 


조선학교의 역사


조선학교는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에 남아있던 재일교포들이 세운 학교이며 그 당시 일본의 차별에 학교를 다닐 수 없었기에 또한 스스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이라는 생각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세워진 학교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 당시 경재력으로 이들이 세운 학교를 지원할 여력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이들 학교를 지원하며 재일교포의 90%가 경상도 출신이지만 북한화가 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고 재일교포 스스로 한국국적을 택하고 한국문화를 접하면서 이러한 북한화가 많이 사라진 추세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지금까지 재일교포에게 소홀했던 것이 이유였다. 우리가 잘살지 못할때였더라도 우리의 아픔을 공유하고 아직까지 한민족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살아왔던 이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현재 조선학교의 40% 이상이 대한민국 국적이며, 나머지 50% 정도는 대한민국, 북한 양쪽에 다 적을 두지 않는 조선적이라고 한다. 나머지 10%는 일본으로 귀하한 국적이다.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이들 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한다. 


*조선적은 일제 강점기에 때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한인들과 그 후손에게 부여한 행정상의 국적 분류. 남북한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의 국적분류이며 많은 재일교포들이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일본과 한국 국적으로 바꾸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조선학교 차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학부모와 시민단체 (출처 : 연합뉴스)


우리가 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


현재 일본 전역에 약 70여개의 조선학교가 있는데 한국계 민족학교는 4개 뿐이다. 그래서 재일교포 분들은 자녀의 우리 언어와 문화 교육을 위해서는 조선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학교는 아직 북한색이 남아있다. 자라는 3세, 4세 재일교포 부모들은 알면서도 민족교육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조선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적극 조선학교에 지원하여 다시 한국식 교육 및 한국문화의 교육을 해야한다. 정부차원에서 지원금과 함께 한국 교사들을 보내야 한다.


일본의 호세이 대학에서 만난 재일교포 친구도 조선학교를 한국에서 적극 지원한다면 일본의 재일교포 차별이 좀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조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은 여느 한국의 학생 또래들처럼 한국 연예인들과 가수들을 좋아한다. 이 학생들을 친한화 시키는 것이 이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재일교포들의 미래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애초에 각종 정부 지원책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한 이유가 조선학교가 북한을 따른다는 이유였는데 한국 정부에서 재일교포들과 조선학교에 적극 지원을 한다면 일본 정부 또한 그들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9000만명의 한민족


아직 30대 중반인 내 자신이 조금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지내면서 만나 함께 울고 웃던 동포들을 보면서 한번도 우리가 다른 민족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조금 낯설었지만 곧 우리는 동질감으로 마음을 열곤 했다. 나는 세계화 시대에 꼭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만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면 우리는 한 민족이다. 그리고 그들이 세계 어딘가에서 차별받고 억압받고 있다면 우리는 응당 그들을 돕고 치켜세우고 그들을 안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9000만명의 한민족을 이루고 있다. 그들이 잘 되어야 우리의 국격 또한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조선학교 #재일교포차별 #재일교포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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