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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Jan 18. 2023

중국에서 기독교 북한 엘리트 학생들을 만나다

20년 후의 통일을 꿈꾸며

2008년 중국 북경에 있는 칭화대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였다. 나는 중급 반부터 시작하였는데 같은 반에는 중국, 영국, 호주, 브라질, 일본, 중동 국가 등등 다양한 학생들이 있었고 유학생들은 칭화대 외국인 기숙사에서 배정되어 숙식하면서 공부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이때 당시만 해도 나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때였고 북한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날이 있기까지는...


중국 칭화대 기숙사에서 만난 북한 학생들


이번에 쓴 글이 혹여나 거짓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 일은 하늘에 맹세코 정말 사실인 이야기이다. 칭화대 외국인 기숙사는 복도를 따라 양쪽으로 많은 방들이 있었다. 내가 묵은 방은 2인실로 화장실과 샤워실(세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조였다. 어느날 공동 세면실에서 세수를 하다가 등 뒤에서 한 무리의 남자들이 투박한 우리말을 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뒤를 돌아보니 대 여섯 명이 있었는데 한국인은 아니고 말투가 북한 학생이었다. 이때까지만해도 나는 중국에 북한 학생들이 유학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어서 깜짝 놀라고 무섭기도 하였다. 북한 학생들과 인사라도 하면 잡혀가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사라도 하며 지낼껄 후회하기도 한다.


그 이후로 북한 학생들과 나는 특히 오전에 세면실에서 세수를 할 때 많이 마주쳤고 항상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내가 그들을 북한에서 온 것을 아는 것 처럼 그들 또한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한국인 유학생 누나와 항상 한국어로 같이 떠들며 지냈기 때문이었다. 또 알고보니 그 북한 학생들 몇명은 바로 내 앞방과 그 옆방에서 지내고 있는게 아닌가... 그들의 방 문에는 인공기가 붙어 있어서 누가 봐도 북한 학생들이 사는 방이었다. 어느날 문뜩 나는 남북한 관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왜 같은 언어를 쓰면서 그리고 같은 민족이면서도 단 한마디도 못하고 있는가? 그들의 방과 내 방 사이에는 한발자국의 거리이지만 우리의 거리는 휴전선을 친것 마냥 멀게 그껴졌다.


어느날이었다. 평소처럼 내 방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데 앞방에서 기도소리 같은게 들려왔다. 나는 모태신앙으로서 그 기도가 내가 알고 있는 신에게 하는 기도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방 문이 살짝 열린 상태였던 것 같다. 그들도 방문이 조금 열린 것을 몰랐던 것 같다. 북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 기독교도라니... 그 당시 머리에 무엇인가 맞은것 것 처럼 나는 그 방문 앞에서 그 기도소리를 들었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그들의 기도를 엳들었던 때였다.


10년 후에 엘리트 탈북민 청년의 유튜브를 보다가 중국에 있는 한국인 목사들이 탈북민을 돕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들이 중국 북경에 있을 때 어떤 계기로 전도가 되었을거라고 짐작하였다.


2008년 중국 칭화대 중국어 연수반 동기들과


북한 엘리트 청년들과 그들을 통한 통일 준비


그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나는 몇몇의 탈북 출신 엘리트 청년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들에 말에 의하면 중국이나 유럽 등 국가로 유학가는 북한 엘리트들은 현지에서 인터넷과 책 등을 접하면서 북한의 실상과 민주주의, 자유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 많은 지식들을 접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국인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많은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고 한다. 탈북 청년 엘리트의 이현승씨에 따르면 젊은 유학파 엘리트들이 김정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고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그들은 북한의 변화와 개혁을 원하고 있다.


2008년도에 기도를 하는 북한 엘리트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이 북한 정권의 주축이 되는 20-30년 후에는 북한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들이 북한을 개방 개혁하고 함께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도 확신아닌 확신과 기대를 하고 있다.


위에서 부터 개혁의 움직임이 일어나야


탈북 엘리트 청년인 이현승씨와의 만남에서 나는 그에게 북한의 개혁과 통일을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움직임이 일어나야하는지 아래부터 움직임이 일어나야하는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그가 답하길 북한은 주민들을 통제하는 시스템이라 개혁을 위해 서로 모일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아니라고 하였다. 주민들이 모이려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데 인터넷부터 단체 모임까지 감시하고 규제하는 사회적 시스템에서 주민들로부터 개혁이 일어나기는 힘들꺼라는 이야기였다. 이와는반대로 엘리트들은 유학도 갈 수 있고 정보의 접근에 있어서 그나마 일반 주민들보다는 낫기 때문에 북한의 엘리트 청년들에게 외부의 정보를 많이 습득할 수 있도록만 한다면 언젠가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2021년 탈북 엘리트 청년인 이현승씨와의 대화에서


북한 엘리트 청년들에게 어떠한 내용을 습득시켜야 하는가?


북한 엘리트들을 일깨우고 북한의 개혁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1단계, 경제, 시장, 경영, 민주주의 등 북한에서 알기 힘든 지식들을 전달하고, 2단계는 구체적으로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를 주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상적으로 북한의 엘리트들을 움직일 수 있는 비전과 확신을 주는 단계가 있다고 했다. 개혁된 북한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마지막 단계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해오기를 북한 엘리트들을 위한 개혁 설명서를 집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어찌되었든 북한 엘리트 청년들이 북한의 주류가 되고 우리 나이대의 청년들이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의 주류가 되는 날이 통일로 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역할과 사명


그리고  속에서 나의 역활을 생각해본다. 북한은 현재 밑으로는 배급제의 붕괴로 인해 장마당과 시장경제가 급속도로 번지고 정치에 있어서는 젊은 유학파 엘리트들이 북한의 새로운 변혁을 꿈꾸고 있다. 나는  두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북한에 시장경제가 퍼질  있도록 하고 위로는 북한의 엘리트들을 계몽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돕고  스스로도 기여할  있도록 노력해보고자 한다.



#통일 #남북한 #북한엘리트 #개혁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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