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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Oct 15. 2020

L'italiano

이탈리아어 이야기

불어나 스페인어를 하면 했지 이탈리아어는   한다.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동선 탓인지 스페인 여행을 빼놓는 사람은 있어도 이탈리아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이상하게도 이탈리아어는 그다지.. '몽블랑' 알아도 '몬테 비안코' 모르거나 다른 산인  아는.. 여하튼 이탈리아어는 약세다.
 
다들(?)   안다는 영어와 비교하면 크게 보아 같은 유럽어지만 모양이 많이 다르다. 영어 아침인사 'Good morning'부터 독일어 'Guten Morgen',  넓혀서 네덜란드어 'Goede morgen'까지, 멀리서 들으면  그게 그것 같은 영어의 친구들. 이탈리아어 인사 'Buon giorno' 불어 'Bonjour' 닮았고 스페인어 'Buenos dias', 포르투갈어 'Bom dia' 가까운 것이 이탈리아어는 영어와 사뭇 다른 교우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려 준다.
 
그런데 현재 널리 사용되는 언어 중에서 서구 언어의 조상인 라틴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탈리아어. 영어 단어의 상당수가 라틴어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고   이탈리아어를  알아두는 것은 우리에게 그토록 친숙한(?) 영어를 깊이 이해하는  매우  도움이 된다. '아무렴!'
 
원고 혹은 필사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manuscript'라는 말은 '' 뜻하는 라틴어 'manu' '쓰이다' 뜻의 'scpriptus' 결합한 단어다. 이탈리아어로는 'mano' 'scritto'. '필사본'이란 말이 '쓴다' 뜻의 '()' '베낀다' 뜻의 '()', 그리고 ''이라는 뜻의 '()'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단어의 뜻을  쉽게,   깊이 이해할  있게 하듯, 라틴어를 알면,  라틴어와 비슷한 이탈리아어를 알면, 다른 서양 언어의 이해가 쉬워지고,  깊어진다.
 
오늘날 학문적 목적이 아닌 바에야 사어가  라틴어를 배우는 일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그래도 오늘날 주요 언어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어를 라틴어 대신 배워 보는  어떨까? 순우리말도 좋지만 한자를 많이 알면 우리말 생활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도 염두에 두면서..
 
() 이름을 외우면서는 무릎을 쳤다. 원래  달의 이름은 10 개였는데 중간에 로마 황제 이름  (율리우스-7, 아우구스투스-8) 들어가면서 9 이후의 달이 각기  달씩 밀렸다는 얘기를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원래는 7~10월이었으나 나중에 9~12월이  달들은 이탈리아어로 settembre, ottobre, novembre, dicembre 등이다. 그런데 7부터 10까지 이탈리아어 숫자는 sette, otto, nove, dieci. 관계가 너무도 분명하지 않은가? 나중에  달씩 밀린  문제지, 우리 식으로 7, 8, 9, 10월이라고 하는 것과 거의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영어로  이름을 외울  ' 얘네들은 우리처럼 쉽게  하고 달마다 아무 이름이나 복잡하게 갖다 붙였을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영어의 원조격인 이탈리아어에서는 우리와 거의 같은 방법으로  이름을 만들어 붙여 불렀던 . 영어의 경우도 알고 보면 사정은 비슷한데 오늘날  모양이 이탈리아어만큼 선명하지 않을 뿐이고..
 
이탈리아어는 많이 생소한 듯도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기도 하다. ', , , , , , ' 알고 보면 모두 이탈리아어. 계이름으로만 하면 우리는 모두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를  아는 . 이탈리아에서 운전사가 너무 속도를 내기에 '안단테 안단테' 하며 자제를 시켰다는 어느 아저씨의 얘기도 기억이 나고.. 이렇게 보면 이탈리아어가 생각만큼 멀지만은 않은지도..
 
쉬운 , 괜찮은 걸로 제법 얇은 것을 절반 남짓 보았다. 약간의 자신감. 그러나 이내 좌절. 이탈리아 사람들은 정말 말이 많고 빠르다. 게다가 현란하기 이를  없는, 수많은 손동작까지..
 
어떤 이탈리아 할머니께서 어느 외국인에게 뭔가 열심히 얘기를  주고 계셨단다. 다른 이탈리아 사람이 할머니께 ' 사람은 외국인이라 이탈리아어를  알아듣는다' 애써 얘기해 드렸다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래서 천천히 얘기해 주고 있잖아! 이탈리아어가 얼마나 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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