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힌 걸 확 풀어버리고 싶을 때, 뭔가 막 터뜨려 버리고 싶을 때, 마냥 내지르고 싶을 때 나는 흔히 ‘울고 넘는 박달재’를 떠올린다.
‘왕거미 집을 짓는’
이제 집을 거의 다 지은 듯.. 고개 위에 거의 다 올라왔다는 느낌.
‘고개마다 굽이마다’
‘그래! 왔구나!’ 특히 ‘굽이마다’의 ‘ㅏ’를 마구 길게 끌어주며 마음껏 감정을 고조시킨다. 반주 ‘빰빰빰’도 압권!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잠시 살짝 끊었다 가는 건 어떨까? 순간 정적! 그러나 ‘빰빰빰’과 정적을 둘 다 가져가기는 어려울 듯도.. ‘빰빰빰’을 조금 늘여서 천천히? ‘빠암빠암빰’?
‘울었오! 소리쳤오!’
사람들은 아마도 이 부분을 꼭 부르고 싶어서, 다름 아닌 이 부분을 힘차게 질러대고 싶어서 이 노래를 애써 선택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울었오’는 극적이지만 짧고, ‘소리쳤오’는 살짝 올라가다가 그야말로 똑 떨어진다. 기대와 달리 속이 썩 시원치 않다.
‘이 가슴이 터지도록..’
‘울었오! 소리쳤오!’의 아쉬움을 살짝 상쇄해 준달까.. 그러나 노랫말처럼 마구 터뜨리기보다는 결국 꾹꾹 눌러 담아 애써 추스르듯.. 난데없을지언정 록커처럼 한번 죽 올려서 질러 볼까 싶다. 애초 선곡의 취지가 늘 그러하므로..
반주해 주실 분? 왜 그러냐고? ‘왜 사나?’ 싶어서..
지금 기분이 꼭 그렇다기보다도.. 여하튼 우리는 이런 기분을 어지간히 달고 살고, 또 노래하며 대충 풀다가..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