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에 한 번씩 큰 행사를 앞두고 한 달 동안 합숙을 했습니다. 복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졸업생까지 가세해서 숱한 밤을 함께 지새우며 매번 최고의 잔칫상을 준비해 차려냈습니다.
영구보존테이프 보관함은 귀한 약재를 모아둔 약장과 같았습니다. 격론을 벌이다 대본 작업이 꽉 막혔을 때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 가운데 비슷한 작품을 찾아 듣거나 다시 보면서 적당한 해결책을 찾곤 하였습니다.
오래된 잔치 실황을 죽 훑다 보면 놀랄 때가 많습니다. 호기롭게 내뱉었지만 도무지 가능해 보이지 않던 일이 불과 몇 년 또는 몇 달 사이에 역사 속에서 현실이 되는 것을 보게 되곤 합니다.
미래를 당겨 오고 또 꿈을 당겨와서 모두 함께 나누고 먼저 누리는 시간, 석탑방송잔치가 올해도 사랑하는 고대 가족과 함께합니다. 개교 1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역사적인 잔치자리에서 여러분을 또 만나겠습니다.
설혹 가끔은 역사의 퇴행이 있을지라도 결국 민족의 꿈을 지키고 가꾸며 또 이루어 나아가는 민족의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또 한 번 되새기면서..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 동우회장 최승돈(영어교육 87)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