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일찍 시작하는 새해준비

by 임승하

연말에 선물을 생각하면 나는 단연 다이어리가 떠오른다.

대부분의 달력이나 다이어리가 그해의 12월부터 시작하는 것은 우연은 아닐 것이다.

2025년을 위한 달력이지만 2024년 12월을 넣어주는 이유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한 해를 준비하라는 뜻은 아닐까

2025년 1월은 선물처럼 주어진 새로운 시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2024년 12월을 잘 마무리해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2024년을 마무리하는 한 달 다이어리를 작성해 보자는 친구의 제안에 큰 흥미를 느꼈다. 마무리가 멋있는 건 시작이 창대한 것보다 훨씬 매력 있다. 시작을 할 때는 두려움, 설렘, 긴장감이 있지만 마무리를 한다는 것은 거기에 이 일을 헤쳐나가는 동안의 역경, 고난, 포기하고 싶은 유혹 등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사줄까 고민하다가 한 달 다이어리를 선물해 주기로 했다. 일 년치의 다이어리를 쓰는 일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일 년을 써야 하는 다이어리를 끝까지 채워본 적이 없다. 이런 나를 알게 된 후에는 사지도 않는다. 그런데 한 달 정도라면 힘껏 써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가져오는 작은 성취감으로 다음 달 다이어리를 또 쓸 힘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믿음으로 다이어리를 열심히 검색했다.

가성비, 가성비, 가성비를 생각했다. 내겐 10만 원이 있고 학생은 60명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한 달 다이어리 쓰기를 성공했을 때 그다음 달 다이어리를 또 선물해야 한다. 무한정 검색을 하다가 900원짜리 모닝글로리 한 달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그래, 이거야!

110권을 주문했다. 방학 전까지 다이어리를 잘 작성한 친구들에게 1월 다이어리를 선물하고 1월 다이어리를 잘 쓴 학생들에게 2월 다이어리를 선물한다. 3개월 정도 꾸준히 다이어리를 쓴 친구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고 3월에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다이어리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리를 쓴다는 것은 나의 하루를 계획하고 실천하고 반성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2024년 12월의 모습과 2025년 3월의 모습을 많이 다를 것이다. 아이들에게 계획을 들려주니 사뭇 들뜬 얼굴이다.

새해 계획을 새해에 설계하면 늦다. 물론 하지 않는 것보다야 훌륭하지만 올해는 새해 계획을 연말에 세워보는 건 어떨까? 연말파티 계획만큼 새해 계획을 세워보고 그걸 한 달 일찍부터 시작한다면 올 한 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요란하지 않은 1월 1일. 어제와 일주일과 같은 1월 1일. 미리 준비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의 평안으로 올 한 해를 시작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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