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3. 새로운 시작

프랭클린 플래너와 대학원 진학이야기

by 청춘

정보기술총괄본부장님과 울산공장에 정보기술센터 현판식과 임원회의를 위해서 울산출장을 가게 되었다. 모든 임원들과 실장님들과 회의체 운영 담당자인 저와 울산공장 IT담당자분들이 같이 준비한 회의와 임원들 저녁식사, 그리고 회식, ….


금토일정을 마치고 팀장님과 저는 회사에 복귀하여 사무실에서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시절 팀장님 덕에 현재를 살고 있다고 많이 이야기했던 팀장님께서 복귀한 토요일 오후에 슬그머니, 쿠폰 하나를 주신다. 그 시절은 주5일근무가 안정화되기 전에 격주로 토요일 근무를 하던 시기이다. 팀장님께서 주말 잘 보내라고 하시며 퇴근하신다.

이게 뭐지? 플랭클린플래너 속지 교환 쿠폰이었다.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본다. 그냥 다이어리가 아니구나. 우선 소중한 것 먼저 하기라는 책을 읽거나 플래너 사용교육을 듣고 사용하는 다이어리였다. 그래서 우선 책을 한 권 주문해 두고 퇴근한다.


책을 받아본 난 좀 놀랐다. 그냥 책이 아니었다.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나의 가치관, 핵심가치, 비전을 이야기하고 결국은 사명서를 작성하고 그러한 기준으로 회사업무를 적는 즉, 현재 우리들이 회사다이어리에 회의기록이나 적는 그런 다이어리가 아니라, 나의 인생, 삶을 위한 기록과 목표를 세우는 다이어리였다. 자신의 삶속에서 소중한 가치를 정의하고 그 기준으로 우선수위를 정해서 나의 생활에서 실천하며 살아보자는 가이드 같은 것이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소중하면서 급하지 않은 것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하지도 않으면서 매우 급한 일을 처리하면서 보내고 있지 않는가? 자신의 삶속에서 4가지 관점으로 업무와 삶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난 그해 겨울 혼자 양양으로 일출을 보러 여행을 떠나면서 ( 이시절에는 전국 일출명소를 찾아 새해를 보면서 나의 소망을 기도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가장 큰 소망인 평생동지는 현재까지 같이 성당다니면서 잘 지내지만, 실직한 이후 1주일동안 집에서 칩거하면서 자주 싸우게 된다. 이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소중하면서 제일 급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 첫 사명서를 쓴다.


이렇게 시작한 플랭클린 플래너는 나에게 회사에서가 아니라, 삶에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이런 것을 먼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즉 소중하면서 급하지 않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방법을 찾는 하루하루였다. 가족에게 전화하기, 가족과의 시간을 갖기, 동료와의 스몰토크하기 등

소중하면서 급한 것과 소중하지 않으나 급한 것은 급하기 때문에 언제나 우선순위가 높아지지만, 소중하면서 급하지 않은 것은 놓치게 되고, 이것이 쌓이면 큰 어려움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소중하지 않으면서 급하지 않은 것은 버릴 수도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기회를 30대 초반의 청춘에게 살며시 주신 분을 지금도 만나고 있다. 이제는 퇴직한 현대자동차 임직원으로서 만남을 이어 가겠구나.



이런 기회를 주신 그 시절 팀장님께서는 또 다른 오더를 주셨다. 최 과장, 우리나라 대학원의 장단점을 분석해서 가져와 보세요. 그 시절에는 이런 업무도 팀장님께서 시키시면 참 기쁘게 받아 안아서 즐겁게 했었다. 이번에는 팀장님께서 대학원을 가시려고 하나 보다. 해서 우리나라의 경영대학원을 등록금과 커리큘럼, 평가리뷰 등을 통해서 정리해서 가져다 드렸더니, 팀장님과 같이 대학원을 가보자고 하시는 거다. 그 시절에는 돈이 별로 없고, 사는데 바빠서 엄두도 못 낼 때인데, 어쩌지? 하는 고민을 하다가 성균관대학교 imba 경영대학원은 비용이 저렴하면서 주말을 이용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1순위로 보고 드렸더니, 입학원서를 내보자고 하셔서, 얼떨결에 입학원서를 내었고, 팀장님과 같이 면접을 위한 날이 정해졌다. 긴장해서 성균관대학교를 토요일에 면접시간에 맞추어서 갔는데, 아니 팀장님께서 안 오시는 거다. 대기업 부장님이시라, 면접 안 보고 합격인가? 하면서 난 면접을 봐야 하니, 꼭 붙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단디 맘먹고 면접을 보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을 해서 먼저 팀장님께 질문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합격공지를 보고 팀장님께 보고하니, 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본인은 회사에서 보내주는 기회가 있으니, 혼자 공부를 해보라는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려운 시기에 정신없이 일하고 공부하면서 살아보라고 입학원서비용을 버리면서 지원하신 것이라 추측해 본다. 그렇게 시작한 MBA 경영대학원 공부는 2년 6개월 동안 이어지고 결국은 Master 가 된다. 이 또한 회사에서 인연이 된 소중한 리더를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이지면을 빌려서 감사함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일 오른쪽 강한수상무님이 그 시절 팀장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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