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2. 현장에 답이 있다

비서란?

by 청춘

현대차그룹은 예전에 사훈이라고 해서 사무실에 액자가 결려있었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근면, 검소, 친애를 사훈으로 이야기했다.


일 년에 4번 정도 나의 직장생활 중에서 가장 행복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살았던 시절에 만난 분들과 모임을 한다. 벌써 그 시절 임원분들은 퇴직을 하셨고, 다른 선배들 중에는 임원이신 분도 있고, 정년을 몇 년 앞둔 분들도 있다.

나의 첫 임원 수행출장, 왼쪽에서 두 번째 박성근전무님과 유럽법인 주재원분들

그 시절 팀장님께서 사업부장님을 모시고 유럽출장을 다녀오라고 하신다. 수행비서로서, 헐~~ 어떻게 하지? 인터넷에 수행비서의 역할에 대해서 검색해 보지만, 뭐 특별히 참조할 것도 없었다. 우선 사업부장님을 잘 알지 못하고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싫어하시는지 알지 못하여 선배님들에게 물어보지만, 뭐 특별히 아는 분들도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본부장님께서 금연하면 본인도 금연하고 본부장님께서 흡연하시면 본인도 담배를 사서 가지고 다니신다고 하는 이야기와 현재 담배를 술자리에서는 피우신다는 이야기, 그리고 저녁 술자리가 많아서 댁 냉장고에는 여명 000이라는 숙취해소 음료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그래서 난 담배 2보르(내 것도 포함)와 라이터 10개, 그리고 숙취해소 음료수 20개를 챙긴다. ( 내 것도 포함 ) 마지막으로 선배님께 여쭈어 보니, 영국공항에서 다 빼앗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고, 고민하다가 팀장님께 여쭈어 보니, 뺏기더라도 가지고 가서 안 뺏기면 의도대로 할 수 있으니, 우선 가져가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하셨고, 다행히 안 빼앗겨서 난 사업부장님 저녁식사 때마다 담배 한 갑과 라이터 하나를 사업부장님 자리에 두었고, 매일 아침 다음 출장지로 출발할 때, 숙취해소 음료수를 하나 드렸다. 이것이 나의 수행 출장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출장 시 이동 때마다. 현지 임원, 법인장님과의 회의결과를 노트북에 정리하였고, 공항에서 보고승인받은 후, 본사로 이메일로 송부하였다. 그러한 일정 속에서 임원과의 해외출장은 정말 개인적인 측면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

터키공장과 유럽판매법인 주재원분들과함께

현지 법인장님의 업무 브리핑과 설명, 회의 속에서 실무자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많은 비즈니스 현장에 대해서 습득하는 기회가 있었다. 무엇을 하더라고 현장에 답이 있음을 배운다.


울산공장 현판식 행사 이후

울산공장 정보기술센터 현판식에 회의담당자로 참석할 때도 그랬다. 울산공장에 대한 공장 임원의 브리핑에서 실무자로서 조사하기 힘든 정보과 지식을 습득하고 공장 투어를 통해서 나의 머리에는 현장의 사진들이 저장되고 있었다. 사실 누군가와 친해지면, 난 꼭 그 친구의 집을 가본다. 그러면 지금 이 시간에는 어떤 장소에서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모든 답이 있음이다.

기획은 현장에 답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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