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폴란드...
나의 첫 해외출장은 아중동지역본부(두바이), 폴란드현대차법인,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유럽법인이었다. 네트워크전문가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테스트하고 질문하고 생활할 시절에 팀에서 해외출장을 선배 한 분과 다녀오라고 하신다. 무려 3곳의 나라에 아랍에미레이트, 폴란드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한 곳, 출장 목적은 중동은 유선 전화를 나라에게 도청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국제 데이터 회선에 아직 국내에서도 사용하지 않던 VoIP 기술 즉 데이터 회선에 음성을 실어서 본사와의 전용전화를 개통하기 위해서였다.
아중동지역본부에 설치를 목적으로 하였고, 나머지 해외법인은 현지에서 필요한 전산에 대한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듣기 위함이었다. 첫 출장지가 중동이라니, 살아오면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이슬람의 나라, 코란과 석유로 인한 부자나라 사실 거의 전무한 지식으로 출장을 준비하게 되면서, 또한 라우터에 음성모듈을 연결하고, 개통하기에는 아직 설익은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못한다는 말은 못 하고 선배들과 협력사에 장비를 수배하고 나름대로 테스트를 하고 싶었으나, 장비 수급도 잘 안되고, 짧은 출장 준비기간으로 인해 이론적인 공부만을 하여 출발한다. 첫 해외 출장이라,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할지 몰라 선배들께 여쭈어 보니, 담배 한 보루는 준비해서 가는 것이 관례라고 해서 그 시절 내가 피우던 에쎄담배 한 보루와 내가 필 한 보루 두 보루를 구매해서 출발한다.
아랍에미리트라는 나라는 5개의 부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부족마다 족장이라고 하는 그 부족을 다스리는 가문이 따로 있었다. 내가 간 두바이는 도시의 부족국가이고 리더가 다른 중동국가와 다르게 석유 이후의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도시였고, 많은 투자와 발전을 일구어 내는 시기 직전이었다. 다만, 다른 것은 중동지역, 이슬람국가는 술이 금지되어 있는데, 두바이라는 도시에서 허용된 호텔과 식당에서 음주가 가능하여 중동의 부자나라 왕자님들께서 비행기 타고 호텔에서 술을 먹으러 자주 온다는 이야기와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에서는 코란이라는 경전과 유일신 알라를 믿고 무함마드 예언자를 믿는 종교라는 사실과 일 년에 1번은 자신의 집에 거지가 방문해도 목욕과 옷, 음식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는 이야기 등 현지 지역본부 주재원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게 되었다.
사실 공항에서 중동을 이해하고 싶어 구매한 코란을 해석하고 설명한 책은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그냥 가방으로 들어가고, 현재까지 손을 대지 못한 책이 되어 버렸다. 그 후, 다양한 철학과 종교를 접하면서 아직 인연이 없었던 종교 이슬람에 대해서는 추후 나의 숙제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가서, 가지고 간 음성모듈을 설치하고 세팅하고 현지 사무실에서 음성교환기에서 연결해 준 음성라인을 연결하였지만, 전화기를 연결할 라인은 사무실까지 미설치해 주셔서 기계실에 전화기를 두고 본사와 전화를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 ㅋㅋ 그래서 현지에 주재원께 전화선을 사무실로 연장하고 전화기를 연결한 다음, XXXX를 누르시면 서울본사와 연결되고, 시내전화 및 휴대폰번호 등을 누르시면 통화가 된다는 설명을 해드렸다. 지금은 모두 데이터 네트워크에 음성을 같이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설치가 현대자동차에서는 첫 설치였음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예전에 1999년 인터넷 전화기술을 가진 기업 새롬기술이라는 회사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때가 있었다. 이때 한 친구가 기업과 기술의 성공은 시장도 같이 살펴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시절 VoIP기술을 한국통신에서 왜 바로 적용하지 않았을까? 비용도 줄이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 시절 모든 집에 설치된 음성전화기에서 들어오는 전화요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한국통신이 굳이 변화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음성전화 영역에서 월급 받고 생활하는 많은 이들이 있는데, 그 변화를 누가 추진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통신은 기술에 대한 연구는 끝나더라도 적용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장에서의 가장 중요한 한 논리이다. 그래서 좋은 기술은 때 맞는 시장을 만날 때 비로소 꽃을 피우고 성공하는 것이다.
이는 초고속인터넷 시대가 열릴 때도 또 한 번 일어난다. 김대중정부 시절에 엔드포인트 광대역접속방식에 대해서 1G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선정하고자 할 때의 일이다. 그때는 집집마다 ADSL이라고 하는 전화선을 이용한 통신이 열풍적으로 적용되었던 시절인데, 이방식의 한계는 전송속도가 100M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모든 국민이 ADSL를 설치하였으나, 다시 한번 광대역폭 기술 표준을 선정하고 도입해야 할 시기에 친구 한 명은 지역방송 즉 SO케이블 사업자들이 사용하던 동축케이블에서도 1G 통신이 가능하고 케이블 사업자의 가장 어려운 유지보수 즉. 집집마다 설치된 케이블방송장비에 대한 관리도 같이 하는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이사 가서 그전에 살던 분이 사용하는 동축케이블을 연결하면 바로 케이블 방송을 볼 수 있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타당한 이야기였지만, 김대중 정부,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은 광케이블을 표준으로 선정하면서 지역방송 케이블 사업자의 경영은 어려워지고 나의 친구의 사업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었다. 참 뼈아픈 교훈이다. 좋은 기술은 때 맞은 시장을 만날 때 비로소 빛을 본다. ( 마치 사람처럼, 마치 에디슨 시대의 테슬라처럼 )
다시 첫 출장이야기로 돌아가서, 첫날, 도착시간이 점심시간 즈음이라 지역본부장님게 인사드리고 나니, 지역본부장님 사무실에서 햄버거를 먹자고 하셨다. 중동에서 햄버거라 뭐 나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떠나 첫 해외에서의 첫끼가 우리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는 햄버거라니, 아무튼 잘 먹고 다행히 첫 출장지 목표를 달성하니, 지역본부장님께서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네. 마침 사가지고 간 에쎄 담배 한 보루를 주재원분께 지역본부장님께 선물을 전달해 달라고 한 이후였고, 완벽한 사용환경을 구성해 드리진 못하였으나, 나름대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잘 마무리하였음을 자족하고 따라나서니,
헐~~~ 호텔급 생선요리 레스토랑을 데리고 가사는 것이다. 활어는 아니지만, 처음 보는 생선 몇 마리를 선택하시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니, 5~6가지의 요리가 순차적으로 나오는 거다. 사막의 나라에서 생선코스 요리는 잘은 몰랐으나, 사원과 대리의 출장자에게는 벅찬 대접이었다.
식사가 마무리되었을 때, 지역본부장님께서 선배와 나에게 선물을 주시는 거다. 숙소에 가사 열어보니, 파카볼펜이었다. 같이 간 선배에게 출장 오면 항상 이렇게 대접을 받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본인도 처음이라고 아무튼 해외 첫 출장의 첫 출장지 아중동지역본부는 기분 좋은 출장으로 기억된다.
뒤에 들은 이야기인데, 내가 사서 간 에쎄 한 보루의 선물은 매우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시절 정몽구 명예회장님께서도 애연가이신데, 마침 애호하는 담배가 에쎄였다나? 그래서 지역본부장님 입장에서는 회장님이 오실 때를 대비해서 에쎄를 소장하고 있는 것이라는 뒷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시절 그렇게 잘해주신 분이 현 이노션 이용우 대표이사이시다.
그분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현대그룹, 현대차그룹과 함께 한 28년 동안 많은 선배님들을 모시거나, 스쳐가는 인연이 이었지만, 오랫동안 기억되는 분은 꼭 임원이나, 더 높은 경영자로서 살았고 살아가고 게시다.
이렇게 청춘과 자신의 인생전체를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일치하며 지내는 삶은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나에게 많은 배움과 가르침을 주신 선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청춘을 바치며 몰입하고 또 일하여 350만 대 생산판매체계를 800만 대 생산판매체계로 4년 만에 일구어 낸 위대한 역사 속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미친 듯이 일한 결과를 낸 선배님과 동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그 속에서 같이 배우며 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