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쿵쾅쿵쾅 할 뿐 죽지 않아.
비공식 기록이긴 하지만 드디어 아니 30대 들어서 처음으로 10킬로미터를 47분 35초에 들어왔다. 예전 기록을 보니 13년 전인 2012년에는 오전에 축구를 하고 오후에 10킬로미터 달리기에 나가서 47분대를 찍은 것을 확인했다. 20대 젊음의 패기로 살던 시절이라 지금처럼 매일 달리기를 하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식했고, 그나마 다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일 정도이다.
올해 4월부터 한 달에 100킬로미터를 달렸고,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200킬로미터를 달렸다. 나름 꾸준히 달린 덕분에 체력도 향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10킬로미터를 47분에 뛴 것은 현재 읽고 있는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이라는 정주영 작가의 책을 읽고 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통해 달리기 기록이 향상되었다고? 비웃을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20대 때에는 오전에 축구를 하고 오후에 10킬로미터 대회에 나가서 45~47분대를 거뜬히 기록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나는 매일 뛰면서 스스로에게 ‘내일모레면 40대인데 무슨 40분대 진입이야.’, ‘그땐 젊은 20대 때이고, 지금은 두 아이 육아에 지쳐서 겨우 시간 내서 뛰는 정도인데 부상당하지 않고 행복하게 뛰면 됐지’라고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던 것이다.
‘하버드 상위 1퍼센터의 비밀’에 나오는 내용으로 따지면, 스스로에게 ‘할 수 없다‘고 계속해서 부정적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 마침 어제는 아내가 사준 새 러닝화를 처음으로 신었다. ’어? 뭔가 느낌이 조금 다른데? 평소보다 조금만 빠른 페이스로 뛰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러닝이 평소보다 기록을 훨씬 단축시킨 것이다.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달리면서도 ‘이 페이스로도 뛰어지네? 오늘 40분대 진입해 보자.’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마지막 1킬로미터는 힘든 나머지 페이스가 조금 느려지긴 했지만 러닝을 통해서도 느꼈다. 뭐든 꾸준히 하면 향상된다. 거기에 더해 이번에는 스스로 부정적 신호를 제거하고 긍정적 신호를 더하면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경험했다.
비공식기록이긴 하지만 나름 기록을 세웠다는 뿌듯함에 수분을 보충한 뒤, 5킬로미터를 더 뛰었다. 먼저 10킬로미터보다 페이스를 늦춰서 원래 뛰던 페이스로 뛰었다. 중간에 1~2킬로미터만 뛰고 얼른 집에 가서 아내에게 기록을 자랑하고 싶었으나 또 너무 들뜨지 말자고 스스로 절제한 뒤, 총 15킬로미터를 채우고 귀가해서 야식을 먹으며 아내에게 자랑을 했다.
아내에게 “좋은 러닝화 사줘서 이거 신고 47분대 찍었어!”라고 하자, 아내는 신발 하나 차이로 기록이 그렇게 차이 나냐며 반응했다.
그런데 진짜로 맞다. 독서와 아내의 선물이 나에게는 크나큰 긍정적 신호가 되었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자신감이 향상되어 다음에 더 좋은 기록을 도전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