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긴 해
토요일 오전 7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다니 그것도 운동이 아닌 독서 모임으로. 2주 전에 처음으로 온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주말 이른 시간부터 각자의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온라인에서도 이렇게 열기가 후끈한데 실제 오프라인에서는 얼마나 더 열띤 분위기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나와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08:00 시작부터 조별로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으나 조금 시간이 지나자 각자 책을 읽은 뒤 느낀 소감, 각자의 경험담 등을 이야기하느라 이제는 시간이 부족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발표자가 되었다. 늘 자기소개나 발표를 하지 않으려고 일찍 가서 맨 뒤에 앉았고, 오늘도 뒤에 앉았는데 우리 조에서 발표자가 되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30분 간 조별 대화를 마치자마자 사회자께서 “그럼 지금부터 4조부터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당연히 1조부터 발표를 할 줄 알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4조부터 하자고 해서 부랴부랴 나갔다.
초, 중, 고 학생들 앞에서 수없이 많이 학교폭력 등 범죄예방교육을 하면서 전혀 떨리지 않았는데 독서모임은 처음이라 그런지 노트를 든 왼손과 마이크를 잡은 오른손 모두 덜덜 떨렸다. 발표나 강의가 떨리지 않으려면 내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학창 시절 친구와 선생님에게서 받은 부정적 신호를 스스로 차단했던 경험, 엊그제 독서를 통한 10킬로미터 달리기 기록 향상한 경험, 언젠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이곳에서 발표자가 아닌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강연을 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각 조별 발표 이후 정주영 작가의 레이저 원리, 양원근 작가의 양자역학 강의 등을 들으면서 현재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오프라인 모임에 대해 쑥스러움이 있지만 스스로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다.
나에게 모임은 반기별로 모이는 동창 모임과 조기축구 그리고 매일은 아니지만 아파트 아저씨들과 러닝 모임뿐이었다. 모임 취지에 맞게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근황을 공유한 뒤 헤어지고, 축구나 러닝 후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먹고 헤어진다. 나는 가급적 모임 취지에 맞지 않는 음주 등 뒤풀이는 가지 않는다.
오프라인 모임 참석해도 괜찮아! 이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