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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May 25. 2020

코로나 이후 시대_새로운 관점에서의 버블

사람 간 이동, 오프라인, 직급, 생산에 버블이 존재하는 시대

지난 해 전 세계적 화두 중 하나는, 실리콘밸리 버블론이었다.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의 valuation 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생각을 했었다. 실리콘밸리 회사들 중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 있는 곳들도 분명 있는데, 오히려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 된 곳들도 많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1) 유저가 반복 이용하는 서비스 (유저가 효용을 느끼는 서비스)들이 꽤 많다, 2) Exit 채널로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건재하다, 3) 훌륭한 인재들이 혁신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요즘은, 실리콘밸리에 버블이 껴 있었다기 보다는, 전혀 다른 곳에 꽤 많은 버블이 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1. 사람들의 이동에 버블이 껴 있었다.


원격 회의, 협업 툴은 사실 2~3년 전에도 핫 했다. 사람들의 물리적 이동 없이도 협업이 가능한 인프라는 2~3년 전부터 갖춰져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동했다. 원격으로 미팅이 가능했어도, 만나지 않아도 미팅/업무가 가능한 환경이었음에도, 사람들은 더더더 많이 이동했다. 


오히려 많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금요일에는 work from home 하고 (도로가 너무 막혀서, 업무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금요일은 재택근무화 되고 있었다), Zoom + 슬랙 + 노션 등을 활용한 remote 협업을 늘려나가며 사람들의 이동량을 줄여나가고 있었다. 


반면, 전통적 회사들은 '해외 컨퍼런스' '글로벌 개척' '벤치마킹 스터디' '해외시장 탐방' 등을 목적으로 이동량을 계속 늘려나갔던 것 같다. '만나야 비즈니스가 성사된다는, 과거 방식의 사고의 결과' 였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사태는, '이동에 꽤 많은 버블이 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동하지 않아도 충분히 협업이 가능함을, work from home 의 비중을 늘려나가도 준비만 되어 있으면 performance 가 나옴을, 만나지 않아도 계약 체결까지도 가능함을 보여젔다. (향후, AR + VR이 조합된 기술은 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 만남 이상의 효과를 구현하는 미팅을 만들어 낼 것 같다)


결국 이동에 대한 버블이 걷히며, 비즈니스/학술 관점의 불필요한 이동은 사라질 것이며, 다소 과했던(?) 이동량을 기준으로 setting 되었던 비즈니스들은 재조정되고, 온라인/모바일 협업툴 + 즐길 거리 (예: 게임 등) 등은 더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 같다. 



2. 오프라인에 버블이 껴 있었다.


지난 3~5년 간 실리콘밸리를 관통했던 화두는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AI, 그리고 B2B SaaS 시리즈였다. 언택트, 온택트 비즈니스는 사실 일상이었다.


약간 일반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O2O가 더욱 강세였다. Pure online/mobile 서비스 및 AI 기반 서비스 보다는, 오프라인 연계 온라인/모바일 서비스가 많았고, 오프라인 위주이되 온라인으로 고객을 모집해 나가는 오프라인 중심 온라인 서비스도 많이 나왔다. 


요즘 드는 생각은 오프라인에 버블이 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비약이 껴 있는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Pure 온라인/모바일일수록 가격이 낮고 Tech Savvy 할 수밖에 없다 (100%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는 차별화를 콘텐츠력 or 데이터/분석으로밖에 낼 수 없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도, 온라인 중심일수록 가격이 낮고 Tech Savvy 해지는데 비해, 오프라인 비중이 높아질수록 가격은 높고 사람/관계 중심적이 된다. 


여러가지 API 를 조합하면 충분히 온라인/ 모바일에서 훌륭한 경험을 줄 수 있는 분야인데도,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던 곳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급속한 온라인화를 경험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이/미용 등 오프라인에서 제공될 수밖에 없는 업종들은 공유 미용실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파티션 등을 활용한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 (넓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형태가 아닌,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되 소수 사람이 필요한 서비스만을 받는 형태로 오프라인이 진화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Bay Area 에서는 곧 머리 자르는 로봇이 나올 것 같다. 코로나 시기에 '머리 깎을 수 없어 힘들더' 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꽤 많은 팀이 이 문제를 인지하고, 로봇으로 지금 문제 해결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결국, 오프라인에 버블이 걷히며, 공간을 서로 공유하며 효율을 극대화 하는 형태 (자산 부담을 최소화) 또는 최대한 온라인/모바일로 옮겨가는 형태로 진화하지 않을까 싶다.


동시에, 코로나 이전 시대에는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집이 아닌 공간에 오래/많이 머물렀던 버블'도 있었던 것 같다. 네트워킹의 빈도를 높여 나갈수록, 문화 생활의 비중을 높여나갈 수록 집을 비우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가 오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며, '집에서도 여러 툴을 통해 네트워킹할 수 있기에, 정말 필요한 만남만 오프라인으로 하고 그 외는 온라인으로 하면 cost saving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생겨난 것 같다. 그리고 가전제품의 Quality 를 높이면, 영화관, 미술관 등의 소비를 줄여나가도 그 이상의 효용을 느낄 수 있음도 깨달은 것 같고, 무엇보다 집/가족이 중심이 되는 삶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깨달아 가는 것 같다.


결국, 집과 가족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코로나 이후 삶이 바뀌어 나가며, 집/가족 위주의 산업이 더 흥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3. 직급에 버블이 껴 있었다.


사실, 과거 BCG 다닐 때도 많이 했던 생각인데, 연차가 높다는 이유 만으로도 실제 실력과 관계 없이 누구는 이사님이 되고, 누구는 주니어 컨설턴트로밖에 승진이 안된다는 것이 매우 비합리적이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보다 유사한 시기에 비시지 입사한 친구들 중 지금 파트너로 승진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들 중 일부는 3~4년 전에 승진했었도 충분히 되었을 사람들이었다.


여러 산업에서 '실력'과 '직급'의 불균형이 보인다. 특히나 모바일/ 온라인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경험이라는 자산 보다는 데이터라는 자산이 더 중요시되기에 (데이터가 경험을 이길 때가 많다), 연차로 인한 직급 보다는 역량 + 만들어 낼 수 있는 impact 가 직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연차가 적은 사람도 중역이 될 수 있는 모바일/온라인 스타트업 성장율이 가장 빠르다 보니, 때때로 젊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기존 회사들의 가치를 상회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고, 특히 실리콘밸리의 경우 3~4년 만에 10조, 20조, 50조 회사로 성장하는 곳도 많아지면서, 30대 인데 왠만한 회사의 중역 이상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급성장한 잘나가는 회사에서 젊은 30대 중역들이 등장하는 현상은 더 심해질 것 같고, 상대적으로 연차가 직급을 결정하는 문화가 유지되었던 한국도 점차적으로 연차 보다는 실력/Impact 위주로 직급이 결정되는 상황이 일상화 되지 않을까 싶다.



4. 생산에 버블이 껴 있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했던 자원 이상으로 소비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을 한다.


필요 이상으로 이동하고, 필요 이상으로 만나고,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며,  생산 시설을 필요 이상으로 돌려왔다.


요즘 사람들은, 생산이 줄어듬으로 인해 깨끗해진 하늘, 물을 인지하고, '사람의 지나친 활동이 결국 문제였음'을 깨닫고 있다.


물론, 정말 필요한 제품이 국경이 막히고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생산되지 못하는 상황 (예: 자동차 등)은 빠르게 개선되어야 한다.


다만 불필요하게 많이 생산되었던 부분은, 재조정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쪼록, 요즘 주가가 고공 행진하는 회사들은, 한 때 버블론의 중심에 있었던 산업에 있었던 회사들이다. 


실리콘밸리 발 서비스의 핵심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빠르고 우수한 서비스/제품을 정확하게 제공하는, 굉장히 실질적 가치 제공에 집중한 곳들이기에, 코로나로 인해 여러 버블이 빠져나가는 시대에 오히려 더 가파른 성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뉴노멀은 이들이 더욱 중심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모바일화가 했던 의료/교육/법률 등 분야에서도 제 2의 아마존이 나오며 큰 성장이 존재하는 세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스타트업 또는 테크사들이 리드하리라 생각한다. 전 세계 어떤 나라의 스타트업이 주인공이 될 지는 결국 팀 역량이 달렸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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