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길게 볼 수 있느냐가 성공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오늘 오전에 과거 큰 어학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 분과 대화하게 되었다.
그 분께서 링글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 하시며 하나의 질문을 던지셨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1:1 영어사업.. 과거 제가 있었던 어학원에서도, 그리고 다른 경쟁사에서도 기회라 생각해서 2000년대 중반 추진했던 사업이었었는데 사실 잘 안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링글은 잘 되고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너무 궁금합니다"
그 분께 드렸던 나의 대답은
"당시 이 사업을 몇 년 time frame 으로 보셨나요? 혹시 2년 정도로 보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희의 첫 2년 지표를 생각해보면 감히 투자를 받기도 어려웠었고, 만약 대형 어학원 소속으로 같은 사업(링글)을 진행 중 이었더라면 어학원 대표님께 '2년 동안 도대체 뭐했습니까? 당장 그만두세요' 라는 이야기 들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야 느끼는 것은 이 서비스는 최소 7~8년 time frame 으로 보야 의미있는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대다수 1:1 비즈니스는 초반에 scale-up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scale 이 담보되지 않으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1:1 비즈니스가 scale-up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10명, 30명, 50명, 100명, 200명, 500명, 700명, 2000명, 4000명, 8000명, 12000명 시간을 두고 유저 분들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반영하며, 꾸준한 성장을 밟아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2년 프레임으로 보면 '사업성 없음' 으로 결론날 수밖에 없는데, 5~6년 프레임으로 보면 그래도 기회가 보이는,
그렇게 100명 중 1명, 2명, 3명, 4명... 그렇게 차곡차곡 성장하다 100명 중 20명이 쓰는 서비스가 되면, 그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업인 듯 합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나만 도태되기 되기 때문에)"
참고로 5~6년 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언어 장벽이라는 것이 정말 제 인생의 발목잡는 문제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였고, 기술-사람-콘텐트를 잘 연결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진심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보고 들어갔다기 보다는, 진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창업 초기의 더딘 성장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소수 고객 분들의 피드백을 부여잡으며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했던 시기였는데, 사실 그 때가 가장 재밌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긴 타임프레임으로 보고 들어가야 되는 사업이 있는 것 같다.
2년으로 보면 아니지만, 5년으로 보면 맞아 보이는 사업들이 있다.
다만, 긴 시간을 버티려면, 이 사업이 what matters most to me? 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같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1)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라 생각하느냐에 따라, 또는
2) 긴 시간 함께 버티며 성장할 수 있는 팀이 있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