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그리고 팀의 함수
회사의 성장은, 세상, 그리고 팀의 함수라 생각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팀이 잘하고 있는가? 못하고 있는가?
의 2 by 2 matrix 가 회사의 성장을 결정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유리한데, 우리가 잘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유리한데, 우리가 못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한데, 우리가 잘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한데, 우리가 못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할 때에 팀이 못하면 회사에 매우 큰 위기가 찾아온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한 국면일 때에는 무조건 잘해야 하고 (실수하면 안되고), 결론적으로 잘 버텨내야 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할 때에 팀이 잘 하기 위해서는, 성장 일변도 전략을 취해서는 안된다. 가령, 거시 지표가 안좋을 때 무리한 확장을 추구하며 많은 자본을 집행한다면, 재무제표 상/팀 멘탈 상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다.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할 때에는, 매일 매일 지표를 디테일하게 점검하는 상태에서 (Daily 위기 대응 체계), 덜 쓰며 지표를 유지하는 것이 (지표를 유지하며 버텨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역풍이 불 때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투입하며 위치를 사수하는 데에 집중해야지,
역풍이 불 때에, 무리하게 앞으로 나아가려 힘을 쓰다가는, 결국 힘이 빠져 뒤로 내몰릴 수 있다.
세상이 우리에게 유리할 때에는, 당연히 잘 해야 한다. 다만,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에, 조그마한 실패를 빠르게 반복하며 효율을 잡은 상태에서 (영점을 정확히 맞춘 상태에서) 과감한 자본 집행을 통해 효율적 기반의 고도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사실은, 세상이 우리에게 유리할 때 잘하는 회사들의 특징 중 하나는, 세상이 불리할 때 잘 버티며 '유리한 국면이 찾아오길 준비하며 기다린 회사' 라는 점이다.
역풍이 불 때 못한다 = 망한다
역풍이 불 때 잘한다 = 어떻게든 버텨낸다 (가급적 최소한의 힘을 쓰며)
순풍이 불 때 못한다 = 삽질한다 (성장하되 남들보다 그 폭이 못한다)
순풍이 불 때 잘한다 = 탄력을 받는다 (보통 미리 준비 된 회사들이다)
물론, 풍향을 바꿀 수 있는 회사들도 존재하나, 대다수 스타트업들은 그럴 만한 영향력과 내공은 부족하기에, 주어진 풍향에 맞춰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대다수 회사들이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성장 일변도 전략을 취한다는 사실에 있다. 일례로, COVID-19 가 한창이던 시기는 국내 성인 중심 에듀테크 회사들에겐 기회가 아닌 잠재적 위기의 순간이었다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공부를 온라인에서 이어 나가야겠다'고 느낀 분들 보다는 '오프라인에서 하던 공부를 잠시 쉬고, 집에서 일단 넷플릭스를 보며 사태를 지켜봐야겠다' 내지는 '출장도 사라지고, 해외 컨퍼런스도 취소되고... remote work 하니 일은 더 많아졌는데 집에만 있어서 건강은 오히려 안좋이지니... 홈트에 더 투자해야겠다'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그럼에도, 온라인에서라도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려는 분들'을 핀셋처럼 잘 찾아 효율적으로 성장하거나, COVID-19 가 기회인 국가 (미국? 유럽?) 또는 시장(아동 또는 10대?)를 찾아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내지는, 곧 찾아올 성장의 기회를 대비하며 wow initiatives를 준비하는 것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어느 상황에 놓여 있는가?
지금 버티며 미래를 준비할 때인가? 지금 앞으로 치고 나아가야 할 때인가?
회사의 명운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