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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pr 23. 2022

리크루팅: 경력이 아닌 사람을 본다

명제와 역은 다르다.


링글에 컨설턴트 출신 분들이 꽤 계시다. 나 포함 벌써 5~6명?! 


과거 '스타트업 팀이 VC 에 Pitch 하러 가면, 회사 내 컨설턴트 수 만큼 Valuation 을 낮춘다'는 웃푼 썰(?)이 있었었는데, 


그 만큼, 과거 Tech 회사 내 컨설턴트 출신은 많은 portion 을 차지하지는 않은 사람들이었을 뿐더러, 엄청 환영받지는 않은 존재들이었다. (개발자/UX/기획자는 환영받으나, 컨설턴트 출신은 찬밥? ㅠ) 


그래서, 링글 내 컨설턴트 출신 분들이 많은 것을 '얇게' 아시는 분들은, "링글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컨설턴트 출신이기 때문에, 컨설턴트를 선호하고, 그래서 링글에 컨설턴트 출신들이 많다~" 는 오해 아닌 오해도 있는 듯 하다. (많이 계시는 것은 사실이나, 컨설턴트 출신이기 때문에 선호하지는 않는다) 


사실, 나는 리크루팅을 할 때, 경력 보다는 사람을 본다. 


지원자 분이 과거에 어떤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하셨었는지는 많이 여쭤보지는 않는다. 지원자 분의 이력서를 보며 정말 궁금한 것은,

   - 문제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결해 오셨는지?

   - 어떤 실패, 어떤 실수와 마주하셨었는지?

   - 결국,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시며 성장해 오셨는지?

   - 그런데, 왜 링글에 지원하시는 것인지? 무엇이 훌륭한 과거를 밟아오신 지원자 분께서 링글이라는 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하셨는지?

   - 링글에서 어떤 문제를 보시고, 또 어떤 가능성을 보시는지?

   - 지원자 분께 일이란, 동료란, 그리고 성장이란 어떤 의미었는지?

등등이다. 


훌륭한 지원자 분을 모시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분이 과거에 수행하셨던 프로젝트들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과거의 시행착오들이 만들어 낸 현재의 지원자 분이라는 한 사람을 모시고, 함께 또 다른 험난한 시행착오를 헤쳐나가며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과거 프로젝트가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여러 프로젝트들이 만든 현재의 지원자 분은 함께 문제를 해결 가능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나는 입사한 분이 과거의 기억 속에서 문제 해겨을 시작하시는 것을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첫 1~2달은, 링글 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링글 내 여러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문제해결을 시작해 나가시는 분을 선호한다) 


링글에 계신 컨설턴트 출신 분들의 공통점은 최소 5년, 평균 10년 이상 개인적으로 쭉 알고 지냈던 분들이라는 사실이다. 그 분들을 모시려 노력했던 것은, 그 분들이 컨설턴트 출신 때문이어서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봐오며 '저 분 꼭 모시고 싶다' 생각했던 분들 중 일부가 단지 컨설턴트 출신이었기 때문인 것이다. 명제가 참이라고, 역이 참이 아닌 것과 같은 것이다.


유사한 예로, Stanford MBA 는 사실 합격자들의 GMAT 점수가 가장 높은 학교 중 하나로 유명하다. 그래서, "GMAT 점수가 반드시 높아야 한다"는 썰이 많이 돌아다닌다. 그런데, 나는 평균 이하의 GMAT 점수로 합격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입학 후 깨달은 것은 아래와 같았다.


"Stanford 는 GMAT 이 높은 학생들 중심으로 인터뷰 기회를 주고 가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최종 선발된 학생들이 우연히 GMAT 점수가 높은 친구들이 많았구나" 였다.


사실, Stanford 합격의 핵심은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라는 Essay 를 얼마나 genuine 하게 써 내려갈 수 있느냐에 있지, GMAT 점수가 높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GMAT 고득점 자들 중 떨어진 분들이 부지기수고, 떨어진 분들의 GMAT 평균이 합격자 GMAT 평균 대비 높다는 썰도 있었다). 단지, 그 essay 를 잘 서술하고, 인터뷰 역시 genuine 하게 잘 봐서 합격한 친구들의 GMAT 평균이 높았을 뿐인 것이다. 명제가 참인데 역이 참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무쪼록, 리크루팅의 핵심은 시행착오 가득한 과거 속에서 멋지게 성장해 오셨고, 현재 우리 앞에 찾아오신 인재분을 최선과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더 멋진 경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몇 배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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