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스타트업의, 정부지원금에 대한 실패담/성공담에 대한 솔직한 회고
나는 링글 1:1 화상영어 창업 후 많은 정부지원 사업에 지원했었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탈락의 좌절을 경험했다.
특히 창업 초창기 시기에는 15개 연속 탈락의 기억도, 창업 후 2년 연속 승률 0% 기록 (15전 0승 15패)도 보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은 정부지원사업 관련 네이버, 구글 등에 검색을 아무리 해도 ‘상세한 정부지원사업 성공 and/or 실패담’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v. 보통 ‘정부지원사업’ 검색 후 click 해서 들어간 링크/페이지에는, 1) 특정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개괄 정보 (정부에서 제공한 가이드라인의 요약 수준…) 및 2) 더 상세한 정부지원사업 노하우는 ‘XX 회사의 컨설팅을 받아라’ 류의 광고성 글이 대부분이었다
동료 창업팀에게 물어보기에는, 1) 다들 너무 바빠 보이기도 했고, 2) 잘 모르는 창업팀들과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만한 자리가 많지도 않았으며, 3) 어찌어찌 만났어도 정부지원사업 관련하여 상세히 문의하기 민망하기도 했다. 때론, ‘왠지 우리 팀이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까? 또는 우리 팀이 어려워 보이는 것 아닐까…?’ 하는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초창기에는 순간 순간 어렵기도 했다)
아무쪼록, 창업 후 7년이 지난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하늘의 공간 안에서 Wi-Fi는 연결 안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과거 정부지원사업의 지원담, 실패담, 그리고 가끔의 성공담을 기록에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v, 정부지원사업 관련 링글이 어떤 실패를 거듭 했는지? 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v 언제 첫 합격의 기쁨을 누렸는지?
v. 언제부터 흔히 이야기하는 승률, 타율이 괜찮아지기 시작했는지? 그 비결은 무엇인지?
v. 정부지원사업이 오히려 독으로 다가가는 순간은 없는지? (독이 든 성배?)
v. 그래서, 창업 7년 차를 맞이한, 7년 만에 겨우 80명의 팀, 약 210억 규모의 A 라운드를 종료한지 1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 지난 정부지원사업 관련 기억을 회고해 봤을 때, 어떤 시사점과 next step이 머리와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지?
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참고로, 단 한 번도 정부지원금 관련 컨설팅 업체를 통한 지원을 해본 경험이 없는, 2022년까지도 공동창업자로서 여전히 직접 정부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는, 속된말로 ‘실패를 온몸으로 때려 맞았던 (ㅠㅠ) 입장’에서 쓰는 글이기에, 많은 분들께 더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 2015~2017년의 링글_링글 창업 후, 엔젤라운드를 겨우 끝내고 사업을 꾸역꾸역 밀어올리던 시기
링글은 Bootstrap을 바탕으로 시작한 팀이다
v. Bootstrap: 창업 후, 투자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100% 자기자본 기반 버텨 나가며 스타트업을 운영/성장시키는 방법 --> 즉 투자 받지 않고 초기자본으로 버티기
여기서 부연설명을 덧붙이자면, 링글 팀이 뜻한 바 있어 Bootstrap을 한 것은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v. 제 아무리 스탠포드 MBA 재학생 두 명이 의기투합한 팀이라 해도, 2015년 당시 선뜻 투자금을 건네는 VC/투자자는 없었다. 오히려 일부 투자자 분들께는 창업 의지에 대한 의심을 더 많이 받았었다 (예: 뭐.. 경력삼아 사업 시작한 것 아니에요? 결국 MBA 졸업하면 사업 그만두고 돈 많이 주는 회사로 돌아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v, 더불어, 이따금 창업 의지를 의심하지 않는 투자자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사업모델 피칭 이후에는 거절당한 적이 부지기수였다. (예: “화상 1:1 영어는 scalable 하지 않아요. 과거 10년 전 많은 VC 에서 전화영어 회사에 다수 투자했었지만, 성공한 곳은 없었기도 했고요”)
v. 결국, 링글팀은 투자금을 확보한 상황에서 팀을 영위하려 했으나, 사업 극초반 끝끝내 투자를 받지 못했기에, 공동창업자들이 없는 돈 있는 돈 탈탈 투입해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버티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결국 사업 초반 Bootstrap 으로 시작한 회사가 된 것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 시기에는 정부지원사업이 특히나 오아시스처럼 보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던 시기였어서 (당시 유저가 많지는 않아.. 더 열심히 하고 싶어도, 더 열심히 할 거리가 없어, 일을 일부러 찾아다니던 시기), 정부지원금 지원서를 아주 매우 열심히 작성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더불어, 나는 그래도 글로벌 전략 컨실팅 회사 출신이기도 했기에, 적어도 정부지원사업 신청서를 작성하는 부문 만큼은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서 꽤 열심히 아래와 같은 다양한 정부 주도 지원 사업 및 민간 주도 스타트업 support 사업에 지원하고 또 지원했다.
v. 초기 창업 패키지 지원 (창업 3년 차 이내 대상)
v. 창업 경진대회, 창업 아이디어 대회 등 지원
v. 창업공간 입주 지원 (예: 마루 180, 구글캠퍼스 등등)
v. 대기업 후원 기반 스타트업 투자 or 지원사업 지원
v. TIPS.. 는 지원하고 싶었지만 요건이 되지 못해 지원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승률은 0% 였다. 전설의 15연패.
초반 3~4연패 시점 때만 해도,
‘그래 지원서에 문제가 있을꺼야. 지원서를 더 다듬자’
생각하며, 지원서를 다시 켜고 back space를 엄청 누르며 탈고에 탈고를 거듭했다.
하지만, 연패의 연패를 거듭하며 10연패를 지나갈 때부터는
‘도대체 이 지원사업은 누가 되는 거지? 왠지 합격한 스타트업이 또 합격하고 합격하며 일명 쓸어담는 듯한데, 그런 스타트업의 특징은 무엇이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선정된 업체들의 특징을 파보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지원사업에서 연승하는 것처럼 보였던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아래와 같았다.
v. 모바일 앱 중심의 서비스 offering을 보유하고 있다. (PC 웹 기반 서비스가 주류는 아니었다)
v. 런칭 초반임에도, 앱 다운로드 수 및 DAU 측면에서 꽤 좋은 traffic을 보유하고 있다.
v, 팀 내 개발자 규모 및 비중이 높았다 (예: 초기 팀 10~20명 중 5~10명은 개발자들이었다)
v. 이름있는 VC 또는 인큐베이터로부터 투자를 조기에 확보했다
v. 네이버 검색해보면, 해당 업체를 소개하는 뉴스들이 보였다
반면 당시 링글의 상황은 아래와 같았다.
v. 2015년 PC 웹 only 로 시작한 서비스였다. 첫 native 모바일 앱은 창업 후 1~2년이 지난 2016~2017년 경에 나왔다.
v. 링글은 2016년에는 약 1억, 2017년에는 약 3억 규모의 연매출을 달성했지만, 앱 다운로드 수, 가입자 수, DAU/MAU 관점에서는 누적 앱다운로드 1,000 회 이하의 겸손함을 넘어 초라한(?) 지표를 자랑하던(?) 시기였다. 링글은 paid user 위주의 서비스였고 유저 당 결제단가는 높았지만, 당시 무료 서비스 offering (or freemium)을 바탕으로 유저 수를 빠르게 모아가는 서비스 대비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서비스였다. 결국, ‘링글… 그냥 one of 온라인 학원 아니에요?’ 라는 평가를 받던 시기이기도 했다.
v. Bootstrap으로 성장하고, 초기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팀 내 개발자가 많지 않았고, 비중도 높지 않았다.
v. 엔젤투자를 받았지만, 당시 잘 알려진 엑셀러레이터 또는 VC 로 등록된 기관으로부터는 받지 못했다. 솔직히 받고 싶었지만 엔젤 투자 관련 IR 시에도 연전 연패하던 시절이었다. 결국 창업가들의 비전 및 근성을 믿어 주신 엔젤투자자 및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초기 스타트업 투자 기관 넥스트랜스에서 2016년, 2017년 엔젤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à 결국 Tips 지원은 하지도 못했다. 링글은 Tips 연계가 가능 투자기관으로부터 엔젤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v. 마음아팠던 에피소드를 하나 풀자면, 일부 초기 투자사들은 링글 사업 자체를 부정하고 창업가들의 진심을 격하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자면, 당시 꽤 유명한 투자자분이 아래와 같이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었다. (예: “이런 말도 안되는, 안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왜 배우신 분들이 하세요? 제대로 배우신 것 맞으세요? 되는 서비스를 하세요!! 아니면 그나마 그 업계에서 1등 하는 XX 서비스 모델을 빠르게 copy 해서라도 traffic 올려놓고 와서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결론적으로, 초창기 링글은 정부지원사업 또는 민간 주도 스타트업 투자/육성/지원사업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점만 모아 골라 가지고 있던 스타트업 중 하나에 불과했다.
v. 나름 저명한 투자기관에게 엔젤 or 시드라운드 투자 받았다는 후광이 있었던 것도 아님
v. 런청 초반 많은 앱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 나가는 서비스도 아님 (당시는,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매출 보다는 다운로드 수가 더 중요한 듯 하다. 연매출 1~3억 보다는, 다운로드 수 1만이 더 가치 있는 숫자처럼 여겨지는 듯하다)
v. 두 창업자가 누구나 인정할만한 창업 관련 track record 가 있었던 것도 아님. Exit 해 봤던 것도 아니고, Big Tech 또는 인정받는 스타트업에서 중역으로 일했던 것도 아님.
결국, TIPS 는 지원조차 하지도 못하고, 구글캠퍼스/마루180 등 스타트업 전용 보육 공간에도 입주하지 못했으며 (100% 서류 탈락), 결국 매일 아침 일찍 구글캠퍼스 내 카페 공간에 자리잡고, 온갖 음료수를 3시간에 한 번 씩 사 마시며, 링글 서비스 초기 모델을 개발해 나가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딱 하나 수혜를 받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2016~2017년 당시 SK 그룹이 국내 초창기 스타트업 대상 6개월 간 인턴을 파견해주는 (6개월 간 인턴분들 인건비는 SK 그룹이 부담하는) SK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었다. 6개월 간 인턴십 협업 후 정규직 전환 고용의 의무는 없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하나 없는 매우 좋은 지원사업이었다.
당시 정부지원사업에 연전연패하던 회사들도 고용디딤돌 만큼은 지원받는 곳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SK 그룹에서 워낙 대규모로 진행했기 때문에, 정부지원사업 합격 track record 가 전무했던, 링글 포함 당시 다수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트업들도 수혜를 받을 수 있었다. 링글은 당시 1~3기에 모두 참여하여 총 세 분을 인턴으로 모실 수 있었다.
v. 1기: 모바일앱 개발자 한 분을 6개월 인턴으로 모셨다.
v. 2기: 마케터 한 분을 6개월 인턴으로 모셨다.
v. 3기: 마케터 한 분을 6개월 인턴으로 모셨다.
참고로, 세 분 모두 성실한 자세로 임해주시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진심으로 함께 뛰어주셔서, 모두 정규직 전환이 될 수 있었고, 1기 분의 추천으로 조인하신 또 다른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출신 한 분을 포함하여 네 분께서 모두 각 팀의 핵심으로 업무하고 계신다.
v. 모바일 앱 개발자 분과, 그 분의 추천으로 들어오신 서버 개발자 분은 현재 리드 개발자 및 시니어 개발자로 업무하시며 링글의 성장을 여전히 버텨내 주시고 있다.
v. 2기 마케티로 조인하신 분인, 이후 QA로 업무를 전환하시고, 이후 UX/UI 로 또 한 번 변경하신 후, 지금은 전문 UX/UI 디자이너로 업무하고 계신다.
v. 3기 마케티로 조인하신 분은, 이후 User experience (고객 상담 및 Care) 부문으로 직무 전환 후, 지금은 10년차 이상의 경력자 분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시며 Customer 팀 리드로 재직하고 있다.
이 시기를 Recap 해보면, 어찌보면 당시 정부지원사업을 연전연패하고, VC/인큐베이터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합리화일 수도, 자기 위안일 수도 있겠으나, 아래와 같은 나름 진심의 이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v. 당시 유명한 VC/투자사들로부터 모두 거절을 당했지만, 그래도 결국 링글 창업자들의 비전과 진심을 믿어주시고, 두 창업자보다 더 크고 더 길게 링글 1:1 화상영어 사업모델을 바라봐 준 투자자/투자사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너무 큰 행운이었다. 해당 투자사/투자자 분들과의 인연이 약 215억 규모의 Series A 까지 연결되었다는 반전 포인트는 후에 기술하려고 한다. 아무쪼록, 당시 링글이 정해진 time-frame 내에서 성장 아젠다를 맞추지 못하면 엄청 push 하는 투자사를 만났다면, 또는 유명한 VC 의 one of 포트폴리오들 하나가 되어 애정과 Care 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링글은 무너졌을 것 같다. à 저명한 VC/인큐베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Tips 연계 지원을 받는 것보다, Tips 지원은 어려워도 평생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적 투자사를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생각한다. (당시 엔젤투자사를 만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1,000억의 링글 가치 중 300억 이상은 해당하지 않을까?) 여기서 핵심은 Tips 연계 투자 가능한 인큐베이터 분들이 단기적이고 push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 분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고, fit 에 맞는 스타트업을 찾고 계씬다), Tips 가 주 목적이 되어서 투자자를 search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있음을 강조한다.
v. 그리고, 거절당한(?) VC 중, 소수 VC 분들은 너무 소중한 피드백을 주셨었는데, 그 분들과의 인연을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어서 좋다. 거절을 부정이 아닌 자극으로 만들어 주신 VC 분들의 경우, ‘나중에 이 분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새로운 자극을 주시기도 한다. 그 중에 한 곳과는 여전히 찾아 뵙고 인사드리고 조언을 받고 있는데, 그 자체만으로 투자 받은 것 이상의 가치를 얻고 있고, 이런 인연을 맺을 수 있음을 감사하고 있다.
v.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정부의 지원 없이 가난하게 버텨 나가며 단련할 수밖에 없었던 맷집, 그리고 어려운 살림속에서 어렵게 한 명 한 명 모셨던 분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은 현재 링글이 있게 한 토대가 되었다. SK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조인하신 분들은, 당시에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인정받는 경력을 보유한 분들이 아닌, 대학교 졸업을 앞둔 인턴 분들이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SK 고용디딤돌을 통해 링글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한 분들이야 말로, 결국 지금의 링글이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고, 현재도 링글의 중추(척추) 역할을 담당해 주고 계시며, 화려한 경력직 분들 사이에서도 링글 내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리더들로 성장했다. 결국, 창업 초반 정부지원금을 통한 인건비 지원을 많이 받아내서 다수 팀원을 초기에 모으고 팀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회사 내 있는 사람들끼리 없는 살림에서 힘겹게 버티는 과정에서 개인과 회사가 꾸역꾸역 동반 성장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그 처절한 버팀의 과정 속에서 ‘이 회사에 어떤 사람이 왜 꼭 필요한지를 하루하루 곱씹어 생각하며, 결국 꼭 필요한 분만 모시고, 결국 작지만 강한 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2. 2018~2019년의 링글_문득 찾아온 위기, 그 이후 창업 만 3~4년 만에 찾아온 첫 승의 순간 & 3할 타자로 승격
2017년까지 링글은 서비스 개발 및 유저 추천 기반 성장에만 all-in 하며 운영되던 스타트업이었다. 2017년 부근에는 paid 마케팅 광고비는 월 100만원 이하로 집행했었다. (그나마 페이스북 위주의 게시물 홍보 광고 운영 정도) 당시, 링글팀은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했는데, 대부분 나 또는 마케팅 헤드 분께서 직접 만든 PPT 기반의 이미지를 올리며 링글의 철학/비전/서비스 특장점을 설명하던 보드에 가까웠다
그 시절에는, 사실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음을, 유저 대상의 1:1 care 로 보완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이에 감사함을 느끼신 유저 분들은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장문의 링글 추천글을 종종 올려주시곤 했다. (당시 저 정도밖에 썸네일 이미지를 만들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 ㅠㅠ)
아이러니한 것은, 그 당시 대비 서비스 Quality 및 기술력이 몇 배는 더 올라왔을 지금은, 이런 진심이 묻어나는 추천글을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무엇이 유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요즘이다.
아무쪼록, 추천 기반 성장이라는 외길에 의지하며 3~4년 버티다 보니, 2018년 상반기 기준 매출 4억 돌파 (2017년 매출을, 2018년 반기만에 그 이상으로 달성했었다) 및 200명 이상의 튜터분들을 모시게 되었다.
그 시점에 링글팀은 ‘우리도 paid 마케팅 집행을 통해, 조금 더 빠른 성장에 도전해보자’는 목표를 수립하게 된다. 이에 2가지 새로운 initiative를 시도하게 된다.
v. Initiative 1: 프로모션의 시작 (언제까지 결제하시면 40% 추가 할인해 드려요! 더 저렴하게, 대신 더 많이 링글 수업 들어보세요!)
v, Initiative 2: Paid 마케팅의 시작 (링글 고객 후기 기반의 유저 추천 영상을 만들고, 이를 페이스북, 유투브에 paid 마케팅을 집행하여, 유저 니드를 가진 potential 유저를 모은다)
결과적으로 매출 상승 측면에서는 성공이었다. 덕분에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특히 프로모션 마지막 날의 경우 링글 역사상 최대의 일 매출 성과를 달성하게 되었다. (약 2주 매출을 하루만에 거두는 큰 성과였다) 그 만큼, 튜터분들의 수 역시 비례하여 성장할 수 있었다.
단, Cash Flow 가 문제였다. 1) Paid 마케팅을 처음으로 집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행착오가 있었고, 2) 팀 규모를 증가시켜나가는 과정에서도 추가적 비용 지출이 발생했으며, 3) 외부 API 및 Tool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던 시점이었던 2018년 4분기에, 링글의 Cash Flow 가 순간 급격히 안좋아지는 위기가 있었었다. Cash Flow 고갈 3~4개월 전에 위기를 인지했던 것이다.
다행히, 링글의 세무 연관 업무를 처리해 주시던 (지금도 협업하고 있는) 세무/회계 firm 인Creative Partners 에서 “승훈님, 신용보증기금의 Start-up 4.0 지원하시면 빠르게 유동성 확보 가능하실 지 모르니, 빨리 지원해보세요” 말씀해 주셔서, 서둘어 신용보증기금에 문의하고 지원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신청 후 약 1달 정도 만인 2018년 11월, 신용보증기금에서 연대보증 없이, 약 3억에 가까운 유동성을 마이너스 통장 형태로 지원해 주셔서 Cash Flow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v. 그 때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카드 빚 내서 급여를 pay 하는 사단이 매우 높은 확률로 벌어졌을 수 있다
당시 신용보증기금의 start-up 4.0에 선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1)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년 매출이 꾸준히 3배 씩 증가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2) 신보에서 다운로드 수 및 MAU 만큼이나 매출 및 Cash Flow 라는 지표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3) 당시 10명 정도 팀을 확보하고 있었고, 있어야 하는 분들이 있는 최소한의 팀 구성을 갖추고 있었던 것도 나름 요인이었던 것 같다. 이 때 떠오른 속담이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였다.
그리고 Start-up 4.0 은 추후 성장에 따라 마이너스 통장 기반 대출 가능 한도가 커지는 구조였는데, 2020년에는 약 7억까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확보한 3억원의 유동성으로 인해, 링글은 추가 6개월~1년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급하게 진행하려면 투자 라운드를 slow-down 하고, “이번에도 링글과 fit 에 맞는 투자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모드로 선회하여, 결론적으로 머스트 자산운용 및 원 자산운용이라는 링글을 믿어주고 응원해주시는 너무 좋은 투자사를 만나 약 20억 규모로 시드 라운드를 종료할 수 있었다.
v. 애매한 Bridge Round 없이, 신용보증기금의 support 기반 버티고, 좋은 투자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링글이 마주했던 너무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Start-up 4.0 확보 이후에는, 연달아 고배를 마시다, 결국 창업 후 만 3년이 지나 영원히 지원 기회를 놓친 정부지원사업 ‘초기 창업 패키지’를 뒤로한 채 (참고: 초기 창업 패키지는 창업 후 만 3년이 지나면 지원할 수 없다), 만 3년 ~ 만 7년 스타트업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창업 도약 패키지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신보의 Start-up 4.0 의 후광을 얻지 못한 채 여전히 연패를 거듭하게 되었다.
하지만, 2019년 4월 정말 기적 같이 창업 도약 패키지 내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바로 창업 도약 패키지가 “글로벌 진출 가능한 만 3년 ~ 만 7년 스타트업 대상, Google과 창업진흥원의 협업하여 최대 3억원 및 멘토링을 제공하는 형태의 ‘창구 프로그램’” 이라는 이름으로 런칭 되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링글은, 국내에서의 성장 속도 관점에서는 타 회사 대비 탁월하다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적어도 ‘글로벌 진출 가능성’ 측면에서는, 1) 매출이 미국 내 거주하는 한국 및 아시아 유저 대상 발생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고, 2) 대다수 튜터가 미국에 거주하던 명문대 출신 원어민들로 구성되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3) 구글러 분들 중 꽤 많은 수가 링글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거나, 최소 자주 들어본 상황이었는데, 구글러 분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여러모로 창구 프로그램에 보다 용이하게 지원할 수 있었다.
더불어, 창구 프로그램은 1) 서류 평가 --> 2) 면접 진행의 형태가 아닌, 1) 서류 평가 --> 2) 국민심사위원단의 앱 이용 평가 --> 3) 온게임넷과 연계하여 진행된 엘리베이터 스피치 평가 (5분 발표 후 평가 1회, 7분 발표 후 평가 1회) 등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기에, 상대적으로 프레젠테이션에 강점이 있었던 링글에게는 유리한 심사 형태를 띄고 있었다.
그렇게 지원한 창구 1기에서, 10~15등 사이로 선발되어 2억원 이상의 정부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동시에 Google의 컨설팅을 받고, 또 매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국내 최대 게임 페스티벌 G-Star 에도 초대되어 조그마한 부스를 얻어 링글을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당시, 링글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고 Cash Flow 관점에서 break-even에 가까웠어서, 창구 프로그램에서 받은 2억 이상의 지원금을 인건비 지원이 아닌 유투브 위주 paid 마케팅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었고, 일부 퍼포먼스 마케팅 관점의 비효율이 존재했지만 1) 유투브에서의 퍼포먼스 마케팅 관련 learning 확보, 2) 지속적 매출 성장 달성 차원에서 소중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 시기를 두 마디로 Recap 해보면, 1) ‘운이 따랐다 (전화위복)’, 그리고, 2) ‘운좋게 따낸 승리 기반, 3할타자가 될 수 있는 track record 를 쌓았다’ 이다.
v. 운이 따랐다: 신용보증기금 Start-up 4.0 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Creative Partners 에서 신보라는 기관의 존재와 Start-up 4.0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준 덕분이었다. 그리고, 당시 신보에서도 빠르게 스타트업에게 보증 기반의 대출 지원을 하고자 하는 Needs 가 존재하던 상황이었다. Creative Partners 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 시점에 신보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자금이 떨어졌던 상황이었다면, 링글은 아마도 큰 위기를 겪었을 것이다. 더불어, 창업 도약 패키지도 Google 연계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아마 계속 떨어졌을 것 같다. 그 시기에 Google 과 창업진흥원에서 글로벌 진출이라는 theme 으로 연계 프로그램을 런칭했기 때문에, 링글이 창업도약 패키지에 선정될 수 있었다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신용보증기금의 Start-up 4.0 및 창구 프로그램 선정 건은 운이 다했다.
v. 승리의 전기를 마련했다: 정부지원사업은 사실 Track Record 도 중요하다. 해당 업체가 정부가 인정하는 프로그램에 선정한 이력이 있고, 해당 지원 기반 큰 Risk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운이 좋아서 선정된 신용보증기금 start-up 4.0 및 창구 프로그램 선정 이력은, 향후 더 많은 정부지원금에서 높은 확률로 선정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결국 정부지원금은 조그마한 정부지원사업에서 small win을 만들어 나가며 승률을 높여 나가야, 종국에 big win 을 가져갈 수 있는 형태였던 것이다.
3. 2019년 이후의 링글_3할 타자로 등극하다?..
2019년 전반부까지 링글은 창구 프로그램 선정, 신용보증기금 Start-up 4.0 지원 확보, 그리고 약 20억원의 시드라운드 투자 유치 기반으로 정부지원사업 지원 시 win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출 수 있었다.
이후, 링글은 특히 글로벌 진출을 Theme으로 하는 정부지원사업에서 win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선 본투글로벌 주최 해외지원사업에서, 2019년 상반기 정시에서는 떨어졌지만, 하반기 수시에 합격하여 약 6천만원의 미국 진출 관련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미국 변호사/회계사 분들과 약 80% 비용지원을 받으며 협업하며 미국 실리콘밸리 내 링글 지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2020년, 2021년, 2022년 3년 연속 정시 멤버사로 선정되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 사업 관련 너무 큰 support 를 받고 있다. 이런 본투글로벌과의 인연은 2022년 글로벌 ICT 유니콘이라는 매우 큰 정부지원사업 선정과도 연계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뒤에 기술하기로 한다.
동시에, KITA (한국무역협회)에서 주관하는 수출바우처의 수요기업으로 선정되어, 약 3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미국 실리콘밸리 오피스 운영비를 아낄 수 있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살인적 물가로 유명하고, 임대료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다행히, 당시 수출바우처에서는 미국 내 wework 입주 시 지원금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이에, 본투글로벌의 support를 통해 설립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운영비를 수출바우처를 통해 절감할 수 있었다. 이런 지원 덕분에, 미국 내 채용을 늘리며 글로벌 진출의 서막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v. 단, 2021년부터는 수출바우처에서 co-working space 가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링글은 2022년부터는 수출바우처의 수요 기업이 아닌 공급기업으로 등록되어, 서비스 수혜 입장이 아닌 서비스 Provider 입장에서 활약하고 있느넫, 이 부분도 후술하도록 한다.
수출바우처를 통해 정부 바우처 사업에 익숙해질 때쯤, COVID-19가 터지고, 정부지원사업이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 때 나온 큰 사업이 비대면 바우처 사업이었다. 정부에서 B2B SaaS Tool, 비대면 교육프로그램 등 몇 개 분야를 지정 후, 해당 스타트업 중 경쟁력이 검증된 업체를 비대면 바우처 공급업자로 지정하여, 해당 스타트업 서비스를 90% 정부지원금을 바탕으로 이용할 수 있게 support 하는 판을 깔아준 사업이다. 링글은 수출바우처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기 비대면 바우처 공급업체로 지원 및 선정되어, 비대면 바우처 수요 기업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링글의 매출 기여도 측면에서 가장 큰 impact를 주었던 사업이 비대면 바우처 사업이었고, 전체 매출의 5~10%가 증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옥외광고 지원사업, TV/라디오 광고 제작/송출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다. 다만, 링글이 TV 광고 자체를 제작하지 않았고, 옥외광고 지원사업은 선정 후 drop 하였다. 단, 덕분에 라디오 광고는 제작/송출해 볼 수 있었으나 효율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무리 정부 지원을 확보했어도, 효율이 나지 않은 곳에 시간/에너지를 쓰지 말자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링글이 산학 연구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약 3억원의 연구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링글은 2019년 시드라운드 투자 이후, KAIST 전산학부 KIXLAB의 김주호 교수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시작 및 진행하고 있었다. 김주호 교수님은 2014년 링글 아이디어가 막 나오던 시기부터 알고 지냈던 인연으로, MBA 졸업 및 링글 창업 이후에도 6개월 단위로 꾸준히 만나며 catch-up 하던 분이었다. 누구보다 기술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가야하는 기술 진화의 길을 잘 아시고, 링글의 비전을 이해해 주시는 분이었기에, 시드라운드 투자를 받자마자 제일 먼저 생각했던 자본 집행이 김주호 교수님과의 공동연구였다. 그렇게 8~9개월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차에, 정부에서 산학 연계 R&D 지원사업이 뜨게 되었고, 해당 사실을 김주호 교수님이 알려주셔서 빠르게 지원서를 작성하여, 2년 차 KIXLAB 과의 공동연구는 조금 더 큰 scale 로, 정부지원을 받아 진행하게 되었다. 산학 연계 기반 R&D 지원사업은 시드라운드 이후 교수님과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부족한 살림이나마 링글 자본 기반으로 띄우지 않았더라면, 찾아오지 않았을 행운이라 생각한다.
2020년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기유니콘 사업제 지원해서 합격하고 싶었는데, 아기유니콘 지원을 위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지원 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링글이 받았던 SEED 라운드 투자 규모로는 충분히 지원 가능했으나, 링글 투자사들은 아기유니콘 지원 시 인정되는 투자사의 범주에 속해 있지 않았었다. 당시 아기유니콘은 성장을 위한 자금 융자 뿐 아니라, 약 3억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창투사 또는 인큐베이터에서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하면 Tips 또는 아기유니콘 등 지원사업 지원 시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생각했지만, 사실 링글의 현 투자사분들로부터 받은 care 가 어마어마했기에, Tips 나 아기유니콘 정도는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Skip! Pass!! 라 외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동시에, 신보의 next level 지원사업이었던 혁신아이콘은 6개월 단위로 지원했지만 연전 연패를 지속하게 되었다. 2020년에는 ‘링글은 아직 예비유니콘 또는 혁신아이콘 급 사업에 도전하기에는, 규모, 팀, 기술력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가보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19~202년을 Recap 해보면, 1) 정부지원 사업은 잘 쓰면 보약이다, 2) 동시에, 정부지원사업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3) 정부지원 사업은 연결되어 있다 이다.
v. 정부지원 사업은 잘 쓰면 보약이다: 링글의 미국 법인은 본투글로벌의 지원이 없었으면 설립이 불가능했다. 미국 법인 설립을 위한 법률/회계적 advice 가 없었더라면? 그리고 변호사/ 회계사 비용에 대한 지원이 없었더라면, 미국법인 설립 의사결정 후 3개월만에 미국법인을 설립 및 운영하지 못했을 것 같다. 한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미국 지사를 설립한 후 80% 이상은 어려운 길을 걷다가 오피스를 닫는데, 가장 큰 이유는 ‘경험 부족’에 귀인하고 있다. 1) 미국 지사장은 100% 신뢰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2) 비용 통제를 잘해야 한다, 3) 경영진 중 한 명은 미국법인에 가 있어야 한다 등 기본적이 내용에 대한 숙지 없이 미국 법인을 세웠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인연은 인연대로 잃고, 결국 법인을 닫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링글이 이런 실수를 안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MBA 에서의 배움 및 당시 리더십 팀에 당장 미국에 가실 수 있는 미국 10년 차 회계사 및 영주권자 분이 계셔서 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본투글로벌의 advice 및 비용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수출바우처를 통한 wework 임대로 지원으로 인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추가 인원을 선발할 수 있었다 (공간이 있어야 사람을 선발할 수 있게 된다). 산학 연구 기반 R&D 지원사업은, 김주호 교수님과 진행해왔던 연구의 넓이/깊이를 모두 한 단계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렇듯 정부지원 사업은 잘 활용하면 회사의 역량/지표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v. 정부지원 사업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 단, TV/라디오 광고 지원사업의 경우, 링글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지원해보자’해서 지원했고, 선정된 이후에는 ‘매스미디어 광고를 집행했다가 큰 타격을 입은 스타트업들이 많긴 하지만… 일단 지원사업에 선정도 되었고 비용 집행을 안하는 것 또한 아쉬우니, TV 가 불안하면 라디오라도 해보자’는 의사결정을 내려서, 결국은 손해를 본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정부지원 사업의 비용 support 가 워낙 크다 보니, ‘안 쓰면 손해’ 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된다. 그런데, 우선 스타트업에게 가장 치명적인 비용 중 하나는 ‘기회비용’ 이다. 당시 왠지 안될 것 같았던 라디오 광고 제작에 들였던 시간을 아끼고, 더 중요한 부분에 집중했으면 유저 분들께 더 좋은 경험을 제공했을 것이고, 결론적으로 더 많이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건비 지원사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링글은 “인건비 지원을 받기 위해 절대 팀원을 신규 채용하지 않는다. 링글은 핵심인재가 지원했을 때만 인력을 채용하고, 설령 합류하기로 한 분이 지원 대상이 아닐지언정 전혀 개의치 않는다” 라는 명확한 원칙 기반 하에 움직이는데, 동료 스타트업들 중 인건비 지원 사업 혜택을 받기 위해 인력을 순식간에 늘린 후, 후회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정부지원 사업은 오히려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으나, ‘안쓰면 손해다’ 라는 마인드 보다는 ‘꼭 필요한 사업만 현명하게 지원하고, 똑똑하게 활용한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v, 정부지원 사업은 연결되어 있다: 정부지원 사업은 은근 연결되어 있다. 우선 지원 포멧 관점에서도, 지원 사업은 달라도 지원서 자체는 유사한 경우가 많아서, 하나를 제대로 써 놓으면, 이후 다른 사업 지원할 때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더불어, 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한국무역협회, 과기부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지원하는 사업들은 연계되어 있고, 또 서로 상호보완하여 활용 가능하다. 본투글로벌을 통해 미국법인 지원을 지원받고, 수출바우처를 통해 수출 연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더불어 수출바우처에서 쌓은 바우처 노하우를 비대면 바우처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본투글로벌 지원사업 후 ICT 유니콘이라는 next level 에 도전할 수 있고, 신보 start-up 4.0 이후 노하우를 살려 혁신아이콘에 지원할 수 있으며, 아기유니콘 이후에는 예비유니콘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지원사업은 서로 연결/연계되어 있기에, 그 특성을 잘 파악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4. 2021년 이후_큰 사업을 따내다
링글은 2021년에 특히 많았던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인건비 지원 사업을 따내기 위한 채용은 일절 진행하지 않았기에 많은 비용 혜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될 정도의 지원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2021년, 약 215억 규모의 Series A 라운드 투자를 받으면서, 아기유니콘 지원 기회는 잃고, 예비유니콘에 입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난 Series A 투자 역시, 1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진행하며 ‘링글과 fit 에 맞는 투자자만을 모시고, 목표했던 Valuation 및 투자금을 받겠다’는 원칙하에 진행했으며, 운이 좋게도 엔젤라운드, 시드라운드에 들어오신 분들의 자금 및 그 분들의 소개로 과거부터 알고 지냈던 해외펀드의 자금만으로 215억을 다 채울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다. 2021년의 주주총회와, 2022년의 주주총회 멤버가 거의 같았고, 주총 시의 핵심 논의 아젠다 역시 그 결이 같을 수 있었다는 것은,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큰 축복이었다 생각한다.
만약 과거 Angel 라운드 또는 시드라운드 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링글의 비전 및 창업팀을 믿어주신 이 분들이 들어오지 않으셨더라면, 과연 링글이 이런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을까?! 금액과 기업가치를 넘어, A 라운드 이후에도 시드라운드와 같은 맥락과 분위기속에 좋은 제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능했을까?! 생각해보면, 아찔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아무리 Tips 와의 연계가 중요하고, 국내 인지도 있는 펀드의 call 이 매력적으로 보여도, ‘우리보다 더 큰 비전으로 더 길게 보는 투자사인가?’ 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2021년에 진행된 Series A 라운드 투자 덕분에 아기유니콘 사업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었지만, 2022년 글로벌 ICT 유니콘이라는 100억 단위의 사업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혁신아이콘의 경우 처음으로 2배수 안에 들어가는 기회를 누릴 수 있었지만 마지막 발표에서 삐끗해서 최종 선정되어지는 못했다. 하지만, 계속 지원하다 보면, 언젠가 링글의 가능성을보고 지원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글로벌 ICT 유니콘의 지원 및 발표 난이도는, 그 동안 본투글로벌, 창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 및 IR 피칭을 통해 쌓아올린 노하우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잘 준비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다 보니, 이제는 지원할 수 있는 정부지원 사업 보다는 지원 못하는 사업이 더 많아졌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는 정부지원사업을 넘어, 규제/제도를 링글의 성장과 social impact 차원에서 win-win 할 수 있도록 개편해 나가는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자본을 지출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음을 꺠닫는다. (덕분에 대형 law firm 과의 연계 작업이 많아지고 있다) 동시에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철학을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 더 다채로운 공모전 개최 (링글은 1년에 3~4번, 총 상금 8천만원 규모의 공모전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및 impact 사업에의 참여를 통해, 정부지원 사업을 통해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 생각한다.
아직 도전해야 할 정부지원사업에는 과감히 도전하고, Series B 펀딩은 실리콘밸리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글로벌 scale 투자 유치에 도전하며, 정부지원금을 수혜하는 입장 뿐 아니라 제도/규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바꿔나가고 impact 사업을 선도할 수 있는 스타트업으로의 성장에 도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계속 이런 글을 쓰고, 부족하지만 진실된 경험들을 공유하며 서업할 수 있다면, 너무 뿌듯하고 또 행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부지원 사업 관련 5가지 key takeaways를 정리하며 길고 긴 글을 끝마치려 한다.
v. Big Win 은 Small win에서 시작한다 à 창업 초창기에는 아주 조그마한 정부사업이라도, win 하는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지원사업은 track record 가 중하기에, small win 이 있는 업체와, win 이 없는 업체의 격차는 매우 크다
v. 창업 초창기에는 Small win 조차도 매우 어렵다. 대신, 누구나 10연패 과정을 거치니 ‘나만 떨어지나?’ 의심하지 말고, 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 à 정부지원사업은 투자 IR 과는 달리, 평가 항목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항목을 채워넣기에는 (예: 비전, 목표, 성과, 팀, 향후 투자 계회 등) 초기 스타트업은 가지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 특히 성과를 적시하라는 부분은 죽을 맛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더 작은 사업 더 작은 사업 지원을 통해 win 하는 경험을 내재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win 할 수 있다.
v. 주객전도는 무슨 한이 있어도 피하자 &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격언을 기억하자: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유가 정부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다들 세상에 도움이 되는 그 무엇인가를 만들고, 해당 제품을 통해 내 힘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해보기 위하 창업을 하고, 창업팀에 조인한다. 정부지원금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윤활유 역할이어야 한다. 회사의 비전, 목표, 문화를 달성하고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의 support 역할이어야 한다. 인건비 지원 사업을 받아내기 위해 채용 철학을 바꿔서는 안되고, 광고 지원비를 받이내기 위해 마케팅 철학/운영 방침을 바꿔서도 안된다. 정부지원금이 지원되어도 자부담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정부 지원금이 100% 지원되어도 이를 집행하고 실행하고 side-effect 로 인해 고민하고 힘들어야 하는 시간은 전부 스타트업의 몫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에, 정부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회사 방침을 조금 씩 바꿔나가는 실수는 절대, 절대, 절대 해서는 안된다.
v. 떳떳하자! 컨설팅을 쓰지 말고, 창업자가 직접 지원하자 à 정부지원 사업을 도와주는 업체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들은 창업자만큼 절대 간절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정부지원금을 알아보고 지원서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가, 정부지원금 수령 시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잘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지원금은 컨설팅 업체에게 맡기는 것도, 팀 내 팀원에게 밭기는 것도 좋지 못하다. 특히 어느정도 성장하기 전까지는 창업자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 맞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v. 투자 연계형 정부지원금은 특히 신중, 신중, 또 신중하게 생각하고 지원하자 à 대출 연계형 정부지원금은 갚으면 그만이다. 보조금 형태의 지원금은 paper work 을 잘 해서 임무를 잘 완수하면 그만이다. 즉 끝이 있다. 단, 투자는 한 번 받으면 돌이킬 수 없다. 이에, 정부지원금을 연계하여 받기 위해, 이를 지원해주는 투자사 위주로 contact 하고 투자를 받는 범해서는 안된다. 금융기관 또는 정부기관에서 투자사로 들어온다고 할지라도, 그 때는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한 자세가 아닌, 우리와 fit 이 안맞을지도 모르는 투자사를 screening out 하는 자세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투자는 한 번 받으면 끝이고, 한 번 맺은 관계는 정말 끝까지 간다! 창업자보다 더 큰 비전을 바탕으로 더 길게 보는 투자사. 회사의 성장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어떻게 빠져나갈까? 우리는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 라는 exit 을 고민하는 회사가 아닌 ‘실패하더라도, 우리도 재기할 수 있게 도와줄께’ 말하며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투자사를 찾아야 한다. . 투자는 투자이고, 정부지원금은 정부지원금이다.
시간을 보니, 이제 착륙할 시간이 3시간 남짓 남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륙 후 점심 식사를 끝내자마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8시간을 매달려 쓴 글이 이제 끝나간다. 단, 이 글이 끝나는 것이지, 새로운 글은 동시에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며 마무리한다.
Ps. 해당 글은 제 제한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주관적 견해가 담겨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은 더 성장하고 배울 것이 많은 청년 창업가의 부족함이라 생각해 주시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딱 한 문장만 마지막으로 강조합니다. “정부지원금을 받기내기 위해 회사 방침을 조금 씩, 조금 씩 바꿔나가는 실수는 절대, 절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