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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un 15. 2023

의미있는 파트너십의 요건

MOU는 아니다.

약 8년 간 링글하면서 거의 한 번도 안한 것 중 하나가 MOU이다. 


개인적으로 형식치레를 좋아하지도 않고, 

의미없는 기록을 남기는 것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링글 mou 검색하니, 검색되는 것이 없긴 하다) 


같은 맥락에서 타 기관/회사에서 협업 제안이 왔을 시, 판매 목적 또는 profit sharing 목적의 협업은 대부분 고사하고 있다.

상기 목적의 협업은, 실행 자체가 잘 안되기도 하고, 결국 impact 와도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협업 했다!' 라는 기록으로만 남겨질 확률이 높은 또 다른 형식이라 생각하고 있다. (훗날 신문 기사에 한 줄 찾아볼 수 있는...)


나는 유저, 그리고 가치전달에 중점을 두는 협업을 선호한다.

더불어, 업은 달라도,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철학/방식이 유사한 회사외의 협업을 선호한다.

프로모션 기반 단기적 협업보다는, 여러 touch point 내 제품 개선/유저 경험 증진 activities 기반 중기적 협업을 선호한다. 

서로 이익을 share 하기 보다는, 더 큰 이익을 만들기 위해 서로 돕는 협업을 선호한다. 


너무 이상적이었던 것인지... 창업 후, 파트너십 기반 협업을 진행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도움 요청이 있었을 때에는,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도움을 드리긴 했는데, 회사 단위의 협업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애용하는 제품이기도하고, 브랜드 결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한국 대표님과 연이 닿아서 협업을 논의하는 미팅을 진행했다. 


상기 미팅이 좋았던 것은, 무엇을 할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기 보다는,

각자 사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유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은 무엇인지? 유저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지? 등을 더 많이 논의할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러면 이런 부분을 진행하면 유저 분들께 재미를 드릴 수 있겠네요! 

그런 행사가 있다면, 저희가 후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저희 제품에 반영하면, 유저 분들께서도 좋아하시겠네요!

등등의 대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무엇을 할지에 대한 리스트들이 high-level 로 정리될 수 있었고, 추후 미팅을 통해 협업 과제를 논의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굳이 MOU 등등은 논의하지 않았다.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정서와도 맞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아무쪼록, 이번 협업이 잘 진행되어, 

무엇보다 유저 분들, 그리고 협업을 진행하는 팀 분들께서 즐거워 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유저/팀원 분들의 표정이, 회사가 남겨야 하는 가장 의미있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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