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Ringle 팀에 인턴이 한 분 있었다. 당시 링글 유저였고, 공동창업자인 성파님이 주최하는 오프라인 스터디에도 참여했던 적극적인 대학생이었다. COVID-19가 시작되어 링글 오프라인 스터디가 중단되었을 때 '스터디를 멈추지 말고, 온라인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 있지 않을까요?' 제안해 주셨고, 성파님이 '함께 만들어 보실래요?' 역제안 해서 Ringle 팀 인턴으로 조인하였다.
그 이후, 약 1년 간 Ringle Turnchat 이라는 '4명의 유저가 함께하는 영어 스터디 서비스' (당시 링글의 신사업)의 PM 및 Operation Manager 로서 링글 공동창업자인 성파님 및 소수의 팀 분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하고, 직접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참 열심히 하는 분이었고 태도/팀웍도 좋았으며 '해보자' 스피릿을 가진 분이어서, 같은 팀이 아니었던 나 까지도 오피스 공간에 있는 것을 즐겁게 만들어 준 분이었다. 창업에도 관심 많았던 분이어서, 딱 1번이긴 했지만, A 라운드 펀드레이징을 위한 IR 미팅에 동행하기도 했었다. (내가 1차 미팅 때 동행한 유일한 링글팀원 이기도 했다) IR 미팅 참여가 훗날 이 분이 창업가가 되었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전체 팀 미팅 시 '혹시 IR 함께 가보고 싶으신 분?' 물어봤을 때 조심스레 DM 주셔서 함께 갔던 기억이 있다.
Ringle 에서의 1년 인턴 후, 미국이라는 더 큰 세계에서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해보고 싶다 (창업을 해도 미국에서 해보고 싶다)는 꿈을 안고 유학을 떠났다. 마음속으로 '한국에서 대학교 다니다가 중간에 유학을 가서 미국에 적응하고 취업 또는 창업까지 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Ringle에서 처럼 잘 했으면 좋겠다' 걱정 반 응원 반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가끔 안부를 주고 받고 했었는데, 몇 년 지나 Apple 엔지니어로 취업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82 Startup Summit 에서 짧게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네임태그에 써 있는 Apple 이라는 회사 이름이 너무 대단해 보이고, 내 일처럼 뿌듯했다.
창업하며 기쁜 순간은... 목표를 달성한 순간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누군가의 성장을 목격했을 때가 가장 기쁘다. 이왕이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지인의 성장을 목격했을 때, 또는 몇 번 만나며 고민을 함께했던 유저분의 성장을 목격했을 때 그 기쁨이 크다. 인턴이었던 분에게 82 Startup Summit 시에 받은 Apple 기념품은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Tech 회사 기념품 중 가장 의미있고 소중한 제품이 되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리콘밸리에 오기 위해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이 분의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도전하고 실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다' 였던 듯 하다. 역량의 차이 보다는 도전/실행의 차이가 컸다. 결국, 도전해야 길이 보이고, 실제 해 봐야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꿈과 고민이 병존하고 있는 분들께는, 잠시 고민을 멈추고 일단 도전해보고 실행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도전은 삶을 위험하게 만들지 않으며, 실행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유일한 엔진이다.
언젠고 다시 한 번, 이 분과 Ringle 에서 더 큰 꿈을 함께 꿀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창업가는 인재를 만나면, 언젠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를 습관처럼 꿈꾼다) 아마 나보다 성파님이 그 마음이 더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