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어찌 보면 개성 말살의 도시이다. 특히 패션은 더욱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은 파타고니아/룰루레몬을 입는다. 명품 가방 든 사람보다는 백팩 또는 에코백을 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참 편하다. Peer Pressure(?) 로 인해 소비를 해야만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대충 입어도 눈치 보이지 않아서 편하다. 지구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기분도 든다.
특히, 패스트 패션업이 성행하며 엄청나게 많은 의류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는데, 그 의류 쓰레기들이 모이는 칠레의 쓰레기장의 압도적인 규모 및 그 곳에서 나오는 엄청난 유해가스를 본 이후에는.. 덜 사고 오래 쓰는 것에 대한 value 를 크게 느끼게 되면서, 패스트 패션의 반대 대척점에서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 파타고니아가 더 좋아졌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소비 보다는 만남에서 '충족'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특히나 요즘 같이 AI 가 성행하고 쇼츠/릴스같은 미디어가 난무하는 시대에서는, 작용-반작용 법칙처럼 '사람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시간'에 대한 value 를 더 높게 느끼는데, 좋은 날씨/맑은 하늘 아래에서 유사한 성장욕과 관심사를 보유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화하며 서로 알아서 서로 배워가는 시장이 매우 소중하게 다가온다.
소비 보다는 사람, 순간적 빠름 (패스트 패션, 쇼츠/릴스) 보다는 오랜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이 곳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
AI의 선봉자들이 모인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가치를 매우 우선시하는 아이러니한 이 곳이, 사람 만나는 재미가 여전히 가득한 곳으로 남아 있길 희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