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팀장님께 배운 교훈_빠른 문제해결 보다 제대로 해결이 중요하다
[문제는 빠르게 해결 보다는 제대로 해결이 중요하다: 프로세스 및 시스템 개선의 중요성]
예전에 비시지에서 MBA 를 다녀오신 당시 팀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종종 나누었었다.어느 날 그 분께서 질문하셨다.
팀장님: “승훈님, 우리나라가 유럽이나 미국 기업 대비 서비스가 가장 빠른 것 같고 잘하는 것 같죠?”
나: “음…. 예, 그래도 가장 빠르게 고객분들의 민원에 반응하고,문제 해결하지 않나요?”
팀장님: “맞아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 유럽 선도사를 벤치마킹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매우 놀라운 시사점이 있었어요. 보통 문제가 터지면, 한국 기업은 ‘야, 빨리 인력 투입해서 신속하게 해결해!!’라고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에요. 해당 문제 대응 속도는 최고죠. 그런데, 그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이 해결되지는 않아요. 그렇게 문제가 터질 때 마다 인력을 빠르게 투입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당시 한국 회사들의 패턴이었어요. (물론 요즘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하지만). 그런데 제가 벤치마킹한 서방의 기업의 경우,문제가 터지면 팀을 모아놓고 문제의 본질적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어요. 보통 문제의 원인은, 프로세스, 시스템, 제도 중 하나의 원인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죠.그래서, 그 문제의 원인이 되는 프로세스/시스템 /제도를 고쳐나가면서 문제를 해결헀어요. 결론적으로 문제 1개에 대한 대응 속도는 한국 기업 대비 3~4배가 느렸지만,10년 뒤 그 회사는 한국 기업과는 차원이 다른 프로세스/시스템/제도를 갖춘 기업이 되었어요.
제가 이 때 배운 것이 있다면,‘길게 봐야 한다. 그리고 본질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빠르게 대응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였어요. 1달을 놓고 보면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 더 잘해 보이지만,10년을 놓고 보면, 한 회사는 여전히 사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는 전혀 다른 기술-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가 되어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실제 사례입니다. 실제로 당시 비슷헀던 한국회사와 유럽의 회사는 지금 전혀 차원이 다른 회사가 되어있어요”
나: “아 그렇군요. 저는과거에 8개월 동안 독일에 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민원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서 불편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한국이 서비스 측면에서는 짱’ 이라고 생각 했었는데,팀장님 말씀대로 생각해보니, 독일과 한국이 ‘국가 시스템’ 측면에서 봤을 때 큰 격차가 존재하고,그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를 조금 알겠네요. 감사합니다. 두 수 배웠습니다”
이 때 나눴던 대화가 스타트업하는 요즘 굉장히 생각이 많이 난다. 스타트업은 소수의 인력으로 극강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도전 속에 산다.매우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빠르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명 속에서 산다.그런데 문제에 마주쳤을 때, 때때로 빠르게 처리하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문제의 본질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예를 들면,고객 분이 교재의 오타가 있다고 하셨을 때, 일단 고객분이 말씀해 주신 교재의 오타만 빠르게 고쳐놓고 문제를 덮어버리는 경우이다. 오타가 발생헀던 원인을 생각해보고, 오타를 다 잡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쪽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빠르게 해당 교재의 오타만 고쳐놓고,다른 문제로 넘어가는 경우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빠른 오타 수정이 잠시 만족을 하셨던 고객 분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면 ‘이 회사는 본질적으로 시스템이 불안하군’ 이라는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신뢰잃음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항상 스스로 되내이는 사자성어는 “전화위복” 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시스템/프로세스/정책을 본질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자.’
‘하루만 더 깊이 생각해서, 차원이 다른 문제해결을 하자’
‘고객분께는 죄송하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 부탁하되,문제해결 후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었음을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사실 Google이 지금의 Google 될 수 있었던 것도, Facebook 이 지금의 Facebook 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고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객이 남기는 피드백과 데이터를 시스템화 시키는 노력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문제 하나하나에 대해, 제대로 문제의 원인을 고민해보고 해결해가는 과정이 10년이 쌓이면 빅데이터-머신러닝-딥러닝-인공지능 등 무시무시한 결과로 이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 생각해본다. 나는 여전히 문제가 터지면, 조급하게 문제를 처리하고 있지 않나? 고객분께 불편함을 드렸다는 마음이 조급함으로 이어져,문제의 현상만 해결하고 본질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 링글의 시스템은 1년 전 대비 지금 훨씬 더 정확하고, 정교하고, 똑똑하게 진화했나?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문화를 갖추고 있는가?
링글에서 고객 분들께서 영어실력 향상이 도움이 되는 튜터를 제대로 지정할 수 있는 시스템 (튜터 공개 및 지정 시스템),고객 분들의 영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진단 체계, 정확한 Impact 측정에 근간한 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고 있는 이유도, 본질적 문제해결에 기반하여 전혀 다른 회사로 성장해, 더 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런데,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두뇌와 감성을 총동원하여 풀어나가야 하는 것 같다. 당장 곧 튜터 지정 시스템을 선보이는데, 과연 본질적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긴장의 연속이다.
아무쪼록, 문제의 핵심을 보기 위해 노력하자.노동력과 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프로세스-시스템- 정책-기술로 문제를 해결하자.고객분들께 잠시 동안의 불편함에 대한 보상으로,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물드리자. 그렇게 성장해보자.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어제 홍상민 대표님의 세션을 들으며 다시금 떠올랐던 중요한 고민을 잠시 생각하다가,이를 잊지 않게 위해 끄적거린 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