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Hoon Lee Feb 24. 2018

2.5년, 80% 이상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느낀점

사소해 보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를 실시간 해결하며 나아가다

1. 첫 입사 날, 회사 대표님의 조언  


예전에 BCG 입사했을 때, 입사축하 노트에 대표님께서 써주신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첫 100일이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보세요! 화이팅”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맞는 말씀이셨다. 어떤 조직에 들어가던, 입사 후 첫 100일이, 향후 2~3년을 결정하는 것 같다.     


2. MBA 시절, Airbnb 창업자의 조언    


MBA 시절, 에어비엔비의 창업자 중 한명인 조 게비아가 링글팀에 해준 조인이 있다. 굉장히 유명한 말이지만, 직접 들어서 더 마음에 새겨진 말이었다.   


“첫 100명 고객을 모을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굉장히 어려울꺼에요. 그런데 100명에서 1,000명 갈 때 까지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1,000명에서 10,000명은 조금 더 쉬워질꺼에요.    


그런데 적당히 좋아하는 100명 보다는, big fan 10명이 더 큰 impact 를 가져다 줍니다. 첫 100명을 가는 과정에서, 고객 한 명 한 명을 직접 챙기며, 모두를 big fan 으로 만들어보세요. 100명에서 1,000으로 성장할 때에도 초심을 잃지말고, 한 명 한 명 만나며 모두 big fan 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러면 1,000명에서 10,000명으로는 자연스럽게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big fan 을 만드는 길은 하나밖에 없을 꺼에요. 직접 만나서 care 하는 것입니다. 서비스가 불완전한 상태에서는, 직접 만나고 care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 링글을 하는 마음가짐    


사실 조 게비아 말을 신봉하며 링글을 운영해왔던 것은 아니다. 다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 그의 말에 영향을 받았었구나. 우리도 Airbnb 가 초기에 성장했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오고 있구나’ 느끼곤 한다.   


링글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대부분 고객을 직접 만나고 있다. 체험을 신청한 고객분들의 응대 역시 대부분 직접 하고 있다. 이유는.. 고객분을 만나면 만날수록 ‘서비스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 때 까지는 계속 만나지 않으면 안되겠다’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링글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된 기능은 모두 voice of customer 에서 나왔을 만큼, 고객분들의 피드백들은 모두 맞는 말이고,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는 데 있어 금쪽같은 조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업의 본질 및 고객의 진짜 니즈를 이해하기 전까지는, 통계숫자를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raw data 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의 데이터를 계속 읽으면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패턴이 인지되고, 고객분들의 니즈가 진화하는 방향이 보인다. 그러한 이해를 가지게 된 이후에 통계 숫자를 보면, 숫자의 의미가 더 정확히 인지되기 시작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의 raw data 를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만약 고객 자료가 excel 로 구성되어 있다면, 각 열 각 셀을 하나하나 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만명이 순식간에 가입하는 게임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링글과 같은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설령, 100만명이 가입하는 플랫폼일지라도,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숫자의 고객의 raw data 직접 챙기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고객 한 명 한 명과 미팅하고, 데이터를 읽어나가며 성장을 해 나가고 있는데, 요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고객 분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operation 상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사소할지도 모르는 여러 문제들이 발견되는데, 그런 사소한 문제들 때문에 고객분들께서 불편해 하시고 또 실망하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지금은 그런 문제가 적발되면, 고객분께 먼저 개별 연락드리고 사과하고 보상을 드리면서, 고객분과 함께 버티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사실, 요즘은 ‘우와, 이제는 진짜 이렇게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챙기기 벅차다’ 라고 느끼는 순간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본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생가는 운영 상의 사소한 문제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면, 어느순간 많은 고객분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을지도 모르겠다. 전문 용어로, 성장하면서 Retention 이 급격히 안좋아지는 현상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고객 한 명 한 명 챙길 때에도 겨우 보이는 문제들이었는데, 고객분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을 과연 발견할 수 있었을까? 음... 이런 의미에서 조 게비아가 서비스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계속 고객을 만나라 한 것일까.’   


요즘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친구들과 고객분들께서 말씀해주시는 칭찬과 피드백을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안정화시키려는 노력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일할 때의 단점은, 이동시간에 조차도 일을 해야하는 엄청난 업무량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 소화가 안되서 잠시 치료를 받는 대기 시간에도, 일을 해야하는, 어찌보면 조금은 서글픈 라이프를 버텨내야 한다는 것. 


장점은, 적어도 링글은 지금까지 성장을 멈춘 적은 없었다는 것. 그리고 성장의 기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요즘은 고객분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기술 및 영상을 활용하여 더 스마트하게 접근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런 시도를 해보고 있다. 100명 모드에서 1,000명 모드로 진화하고 있는 단계라 생각하며 너무 즐거운 변화라고 느끼고 있지만, 당분간은 고객 한 분 한 분에 대한 집착을 놓고 싶지는 않다.   


1~2개월 내로, 고객분들이 가장 아쉬워하셨던 3가지 문제를 80% 이상 해결하는 서비스로 진화해 나갈 예정인데, 1~2개월 뒤 고객분들을 만날 때 ‘덕분에 더 생산적이고 불편함없이 이용하고 있어요. 계속 발전해 주세요’ 라는 이야기 들어보고 싶다.   


입사 후 첫 100일이 가장 중요했 듯, 창업 초기 첫 100명 및 1,000명의 고객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리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고객과 바인딩되는 서비스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