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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Dec 05. 2024

두 번 찾아오는 각기 다른 불공평함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시는 분들을 보면, 두 번의 불공평함을 느낄 때가 있다.


첫 번째 불공평함은 첫 3년에 발생한다. 한국에서 학교/직장생활 하다가 미국에 왔을 때의 첫 3년은 매일 매일 '내가 여기서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ㅠㅠ' 인 듯 했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하지 않을 경우, 미팅 가서 이야기 하는 것도 힘들고, 영어로 된 자료를 읽고 이해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며, 비자 등으로 인해 신분은 자유롭지 못하고... 그래서 같은 일 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은 많이 걸리고, output quality 는 한국에서 대비 잘 안나오는 그 시기에는 '하... 참 어렵네. 살짝 불공평하지만.. 이방인이기에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이 드는 듯하다. 첫 3년은 여러모로 손해보다는 생각을 하며, 버티고 버티고 버티는 시기 (눈물 젖은 빵 ㅠㅠ) 


다만,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형성되는 두 번째 불공평함은 미국 정착 후 5~10년 사이에 찾아오는 듯 했다. 한국에서 5~10년 인정받으며 일한 동료 대비, 같은 시간 미국에서 5~10년 버티며 인정받고 승진까지 해낸 분들의 경우 많은 것이 더 나은 상황에 놓여 있는 듯했다. 소속된 시장 및 회사의 성장 속도 차이로 인해, 급여/네크워크/기회 등등이 미국에서 시간을 보낸 분들이 한국에 남은 분들 대비 때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높은 경우가 있었다. 특히나 미국 IT 회사들은 이미 꽤 큰 상장사임에도 10년 동안 2~10배 성장을 만들어 낸 경우가 은근 많기 때문에 (최근 5년 간 회사가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200%, 메타도 약 200%, 애플은 260%, 엔비디아는 2,650% 성장했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소속된 분들의 꽤 많은 것들이 매우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Next Step 으로 갈 수 있는 회사의 수 및 offer 받는 Position 이 전혀 다르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봤다. 한국 회사에서 매우 높은 포지션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offer 를 받으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미국에 남으시는 분들이 더 많았다) 


물론 일반화 할 수는 없다. 미국에 와서 정말 고생만하다가 가시는 분들도 있고, 한국에서 눈부신 성장을 만들어 낸 분들도 있다. 다만, 미국에서 잘 정착하신 분들을 보면, 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이방인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시간 (나에게 불리한 불공평함)을 3~4년 잘 버텨내신 분들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른 의미의 더 좋은 보상/조건이 찾아오는 경우를 보며, 1) 시장의 크기 및 회사의 성장 속도가 한 사람의 커리어 가치를 결정하는 main factor 이구나, 2) 고생한 만큼 배우고, 버틴 만큼 성장하고, r짊어진 risk 의 크기 만큼 return 이 찾아오는 구나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도 매우 큰 시장이고, 한국에서만 잘해도 유니콘이 될 수 있지만, 같은 제품이라해도 미국에서 성공할 경우 따라오는 return 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의 exit 이 여러모로 여의치 않은 경우 (시장 내 reference 가 없다거나, value 가 도무지 맞지 않는다거나..), 여건이 된다면 미국에서의 exit 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큰 risk 를 짊어져야 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방향이 보일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실리콘밸리에는 한국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만들어 놓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실리콘밸리에 작은 규모의 진을 치고 미국에서 통하는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기도 한다.


아무쪼록 미국-한국을 오가며 약 5년 정도 일을 하다보니,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분들이 마주하는 두 번의 서로 다른 불공평함이 존재함을 느낀다. 두 번의 불공평함을 경험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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