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세상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생각할 때가 많다.
유행이 바뀌는 속도, 트렌드가 전환되는 속도에는 가속도가 붙은 듯하다.
내가 살던 고향은 내 기억 속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고,
내가 다니던 모교도 내 기억 속 모습과는 다른 공간이 되어 있다.
그런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서 그런지,
마치 작용과 반작용 법칙처럼,
'변치 않은 그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 관점에서 '변치 않음' 관점에서 요즘 나에게 큰 시사점을 주는 2가지가 있다.
1. 몇 십년 째, 같은 질문을 지원자에게 묻고 있는 Stanford MBA Essay 질문의 가치.
Stanford Essay 질문은 수 십년 째 변함이 없다.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해당 질문이 워낙 좋기도 하지만, 에세이 질문이 수 십년 째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또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것이 하나 있다.
'나는 이 좋은 질문을 평생 받으며 살 수 있겠구나. Stanford MBA Essay 질문이, 졸업생들에겐 이 질문을 평생 받으며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구나'
매년 MBA 지원하는 분들이 나에게 '승훈님의 What Matter most to me 는 무엇이었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라 물어본다. 그리고, 매년 MBA 신입생들이 나에게 "선배님은 입학 당시 What Matters most to me 가 무엇었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어떠신지도 여쭤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 가끔 동기들을 볼 때에 "요즘도 그 때의 what matters most to me 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니?"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이 좋은 질문을 평생 받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큰 특권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Stanford Essay 1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유이다. 변하지 않기에, 평생 해당 질문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
2. 파타고니아의 가치.
7~8년 전에 파타고니아 팔로알토 매장에서 회색 조끼, 그리고 남색 긴팔을 샀다. '가격이 꽤 비싼 편이긴 하네' '그래도 다들 입고 다니고, 편해 보이기도 하고, 퀄리티가 좋다고도 하고,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도 너무 좋으니 (옷 사서 오래 입으세요) 나도 사보자' 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그런데 지금도 거의 매일 입고 있다.
매일 입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옷의 내구성이 워낙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는... 파타고니아가 해당 옷을 지금도 계속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7~8년 전과 똑같은 디자인/색의 옷을 지금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파타고니아가 변함없이 스테디셀러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해주고 있기 때문에), 나는 당시 산 옷을 거리낌없이 매우 편하게 입고 있는 것이다. 파타고니아에는 유행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더 구매하게 되고, 더 오래 입게 된다.
파타고니아 옷을 구매한 이후, 내가 옷을 구매하는데 쓴 돈과 시간은 확실히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유행 맞춰 입는다고 몇 번 입고 말 옷을 종종 샀었는데, 파타고니아를 입고 난 이후에는 이런 옷들을 구매하지 않게 되었다. 덕분에 파타고니아가 가장 중시하는 '환경 보호'에 일조하는 것 같다.
패션도 유행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학교가 강조하는 가치마저도 취업/비즈니스 트렌드에 맞게 자주 바뀌는 현 시대에서 (미국의 Top MBA 들도 Essay 질문을 정말 자주 바꾼다), 전통을 고수하며 변치않음의 미덕을 시현해주고 있는 나의 모교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덕분에 좋은 질문을 평생 받으며 살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고, 또 '오늘은 어떤 옷 입을까?'의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는 편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Ringle에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오래토록 유지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변치 않는 무엇인가가 Ringle 유저, 그리고 팀원에게 '평생 가치를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
변하지 않은 것의 가치는 정말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