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Hoon Lee Oct 26. 2016

타이타닉과 같이 서서히 침몰해가는대한민국을 느끼며.

"구국: 내 삶 그리고 내 조직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부터 시작하다"


작년 말, 미국 팔로알토에 거주하던 중, MBA 마지막 방학을 활용하여 링글 Ringle 고객님들을 만나뵐 겸 한국에 잠시 귀국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강남역으로 향하는데, 차창 밖 풍경을 보며 문득 "한국은 타이타닉같다" 라는 생각이 스쳤다.

타이타닉 호... 사람들은 화려한 배 안에서, 멋진 옷을 차려입고, 고급 라이프를 즐기지만, 배는 서서히 침몰하여,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  


서울 사람들의 화려한 옷차림, 즐비한 좋은 식당들, 꺼지지 않는 불빛, 하지만 서서히 침몰해가는 한국의 경제지표/조짐들을 보며, Bay Area 의 그것 (편안한 옷차림, 소박한 도심, 8시면 불이 꺼지는 시내... 하지만 고속성장하는 경제지표)과는 너무 대비되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2년 간은 미국에 있었기에, 한국 경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경제를 바라볼 때 마다, "뭔가 불안하다"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고속 성장할 것 처럼 보였던 해양 플랜트 시장이 급속 냉각된 이후에 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던 조선업, 중국/미국이 철강을 서로 덤핑하고 상호 간 규제할 만큼 공급과잉이 심해져버린 철강업, 전기차로 트렌드가 넘어가버린 자동차업, 아웃소싱화 되어가는 IT 제조업, 중국에서 국내 인력을 엄청나게 빨아드리고 있는 반도체 산업, 아직은 Local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IT 서비스업... 한강의 기적, 그리고 2000년 대의 고속 성장기와 비교해 봤을 때, 분명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본질적 핵심역량 저하" 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여전히 화려한 (과거 대비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긴 하지만) 강남 거리를 보며 타이타닉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기업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사운을 걸어야 하고, 정부는 건전한 방식으로 기업/국민이 성장할 수 있도록 support 해야 하며, 국민은 기업-국가를 믿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네이버 뉴스를 보면, 중요하지 않은 이슈들에서, 또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러가지 event 들 때문에, 국론이 분열되고 있음이, 국민의 에너지가 실망/조소로 전환되고 있음이 보였다 (헬조선이라는 웃픈 유행어가 미국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여기서 보였던 안타까웠던 사회 현상은 "불신" 이었다. 국민이 정부와 기업을 믿지 못해서 생기는, 정부가 기업을 신뢰하지 못해서 생기는, 기업이 정부와 국민을 신뢰하지 못해서 생기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cost 가 보이기 시작했다. 불신은 비방의 대상을 찾고, 비방은 희생양을 낳고, 이는 본질적 문제의 원인을 덮어버리는 악순환을 낳는 것이다.


내가 잠시 경험한 미국은 (물론 엄청나게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이긴 하지만) "신뢰"에 근거하여 움직이는 국가였기에 "불신" 이라는 키워드가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유기농 유통점에는 진짜 유기농 제품만 팔고, 유기농 제조업자는 정말 유기농 농법에 의해 농산물을 생산하기에, 국민은 믿고 구매할 수 있고 (의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절감된다), 정부는 monitoring cost 를 절감하고 그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이 형성되어 있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과 "불신"이 만연한 시스템의 차이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일으켰다.


Anyway,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은 항상 학교의 슬로건은 change lives, change organizations, change the world 에서 찾는다. 우선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거짓말 하지 않고, 불필요한 분쟁을 만들지 않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문제의 원인을 남이 아닌 나에게서 먼저 찾는 태도를 장착하는 것이 너무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진짜 어렵다.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사람에게서 먼저 찾으려고 하는 것이 내 스스로 발견한 나의 문제점이었다. 빨리 고쳐야지 ㅠㅠ).그리고 Ringle 팀을 신뢰에 기반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본질에 집중하는 product development 문화를 만드는 것, 한국 내수시장에서 한국업체들끼리 경쟁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글로벌하게 통할 수 있는 서비스/기술력"을 갖춘 후,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 그런 마인드를 갖춘 소수정예의 인력을 모아서 건전한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두 번째 할 일이다. 결국, Ringle 이 좋은 문화를 장착하고 세계적 성장을 해나갈 수 있다면, 한국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Change lives, change organizations, change the world.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맞닿아있는, 내가 2년 동안 학교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말은 정말 미래가 없었던 1960년 대 오로지 후손을 위해 인생을 바치신 할아버지 세대를 생각하면 절대 하면 안되는 생각이라 믿는다. 비록 우리나라가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지만, 할아버지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현 시대에 맞게 transformation 해 나가야 하고, (Transformation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성장통이라 인지하고), 그 시작은 나의 삶과 내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작가의 이전글 Do things don't sca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