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를 위해 실리콘밸리에 왔던 2014년에는 머신러닝/빅데이터가 MBA 에서의 핵심 화두였다. 머신러닝/빅데이터는 개인화/맞춤 추천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등의 빅테크들이 케이스의 주를 이뤘던 기억이 있다.
2010~2014년에는 모바일 플랫폼, 공유경제 등이 키워드였다. B2C 유저를 대상으로, freemium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빠르게 유저를 모아 scale-up 했던 회사들이 성공스토리를 썼다.
MBA 졸업한 2016년 부터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과연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성장성과 BM 을 동시에 갖춘 (수익율이 좋으면서 성장세도 좋은) B2B SaaS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슬랙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성공사례로 기억한다.
이후, COVID-19가 찾아오면서 비대면/AR/VR 기술이 각광받았고, 특히 COVID-19 인해 전반적 Tech 산업의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비트코인/웹쓰리 등 기술 역시 큰 관심을 받았고, 많은 자본이 해당 기술에 몰리기도 했다.
이후에는 AI 이다. ChatGPT 가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LLM, 반도체, 인프라, AI Agent 등 AI ecosystem 전반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고, 대규모 자본이 몰리고 있다.
다만, 이 시기 동안 사람의 욕구나 성향, 그리고 삶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성장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배우며 성장하고 싶은 욕구), 먹고 마시고 놀고 싶어하는 본능도 가지고 있다 (편하게 살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빡세게 하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쉬고 싶고 설렁설렁 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가지고 있다. 연결되고 싶어하면서도, 또 잠시 off 되고 싶어하는 욕망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사람들이 즐기는 것의 패턴은 일정하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기술을 접목된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1) 달리는 게임 (슈퍼마리오, 쿠키런), 2) 총쏘기 게임 (Doom, 배틀그라운드 등), 3) 1:1 대련 or 전략 게임, 4) 퍼즐 게임 (테트리스, 캔디크러시 등), 5) 캐릭터/스토리 기반의 MMORPG 게임 등 일정한 패턴의 게임을 즐기며 인생을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지난 20~30년을 쭉 회고해보면... 2~3년 단위로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삶의 본질은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유지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기술과 세상이 발전할수록, 과거를 그리워하는 (레트로 등) 현상이 더 커지는 것 보면, 기술/세상의 발전이 사람들이 진실로 염원하는 본질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무쪼록,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때, 물론 기술의 트렌드를 잘 캐치하며, 유저에게 본질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능 개발에 뒤쳐지만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기술-기술에 심취하는 것도 밸런스를 잃게 할 수 있다. 항시 중심은 '사람'에 두고, '사람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다양한 기술을 과감하게 테스트해보고 도입하며 더 나은 서비스 개발을 해내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기술의 변화 보다는 사람의 변화에 중심을 두고, 팀의 대체 보다는 팀 역량 극대화 관점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아무쪼록, 현실에 뒤쳐지면 안되지만, 지금 현재만 생각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집중하되, 10~20년의 트렌드를 보며 본질적 패턴을 잡아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 산업에도 수 많은 기술 트렌드가 거쳐갔음에도 '사람의 실질적 성장'을 잘 만들어 낸 교육 서비스가 많지는 않았는데, Ringle 이 AI 등 기술을 잘 접목하면서도, 꾸준히 주체적/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도입하여, 사람의 실질적 성장을 만들어 낸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