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혼잣말처럼 끄적인지 15년 정도 지나간다. 때로는 슬라이드 형태로 공유하기도 했고, 요즘은 순전 글로만 한다.
지난 15년 동안 무엇인가를 공유할 때 변치 않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내 앞에는 모니터 뿐'이라는 것이다. (즉, 내가 남기는 글/결과물들은 모니터와 나와의 대화의 과정이었다 ㅎㅎ) 어떤 분들이 보고 계시는지, 어떤 반응이실지는 보이지 않기에..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른다. 그리고, 보통 공유를 위해 하루에 딱 30~40분 정도만 쓰고, 그 이후에는 주로 일을 하기 때문에, 글을 보는 분들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살피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특정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썼다기 보다는, 그냥 혼자 주절 주절 하고 싶어서 남긴... 고작 내 생각의 흔적 수준 이었기 때문이다.
SNS에 혼잣말처럼 주절 주절 무엇인가를 지금도 남기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머릿속은 고민/감정/호기심/깨달음/반성 등이 뒤섞여 복잡한데.. 그래도 머릿속에 계속 멤도는 몇 가지를 글을 통해 끄집어 내는 작업을 하면, 1) 머리/마음 속 무엇이 글로 표현되었을 때 1) 아 내가 이런 생각 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고, 2) 스스로 반성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나에게는 자기객관화의 과정인 듯 하다.
그래서, 내뱉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지, 누가 보시는지를 잘 챙기지는 못한다. 다만, 간혹 주변에서 '네 글을 보는 내 지인들이 꽤 있더라' 라는 말을 해줄 때가 있는데, 그 순간에는 살짝의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리고 '내가 괜히 불필요한 내용을 올려서 누군가에서 혼선/오해를 드리는 것 아닌가' '누구나 알면 좋을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아닌데... 내가 누군가의 시간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들 때도 있는데, 결국 내 앞에 있는 모니터를 마주하고 있노라면.. '에라 모르겠다~ 내 친구 모니터에게 이야기나 하자' 하며 다시금 끄적여본다.
다만, 매일 표현하고 싶은 고민이 존재하는 본질적 이유는 있는 듯하다. 회사가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는 구간이건, 회사가 쉽지 않은 구간을 통과하는 구간이건간에, 고민은 항시 존재하는데... 어떤 상황/순간에서든 고민을 계속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힘은 '여전히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내일도 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창업 후 스타트업 운영하다 보면 어려운 구간이 필히 찾아오는데, 어느 날인가.. 지하철 타고 출근할 때 '오늘 출근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적어도 내일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오늘도 나를 움직이는 근원의 힘이라 생각한다. 오늘 내가 일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어떤 상황이던간에 중요한 것은 오늘 나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있다는 사실, 그러기에 오늘 하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오늘 내 최선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고민은 상시 존재하고, 고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고민을 풀어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기에, 뭔가 계속 끄적거릴 수 있는 고민의 원천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듯하다.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주어짐에 감사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전할 수 있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허락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뭔가를 끄적여 본다.
끄적 끄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