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회사-고객의 All Win 을 만들어 내는 선의의 경쟁에 대하여.
요즘 쓰고 있는 교재의 theme 중 하나는 '건전한 라이벌' 이다.
남자 테니스를 보면, 물론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10년 넘게 왕좌대결을 벌이고 있어서 '너무 뻔~ 하다~' 의 느낌이 있긴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들이 벌이는 인생게임 덕택에, 남자 테니스가 더 큰 팬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만들어내는 경쟁은, '지면 죽는다'의 극심한 경쟁감을 초월해버린, '내 한계를 극복하고, 인생 게임을 만든다'의 느낌이 강하고, 팬들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스포츠맨쉽, 스포츠정신에 감동하며, 누가 지고 이기든 엄청난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1등은 한 자리이고, 그 한 자리를 놓고 제로섬 경쟁 하는 것이지만, 결국 팬-선수-테니스산업 모두 win-win-win 을 경쟁이 만들어 내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특정 산업의 부흥에는 라이벌이 있었다. e-sports 와 프로게이머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스타크래프트 1세대의 경우, 임요환 vs. 홍진호, 이제동 vs. 이영호 등 수 많은 라이벌들이 선의의 경쟁을 만들어내며, 업 자체의 부흥을 가지고 왔다.
맞는 예인지 모르겠지만, 20여년 전?, 가요톱텐을 항시 시청했던 이유 중 하나는, '신승훈과 김건모 중 누가 일등할까? 젝키가 이길까 HOT 가 이길까?' 등등 팬들이 만든 라이벌 구도 하에서, 어떤 가수가 더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결국 1등할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1등할지?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5주 연속 1등을 할 수 있을지? 긴장감을 가지며 항시 봤고, 그 긴장감이 결국 앨범구매 등을 이끌어 냈던 것 같다.
사실 비즈니스,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전략 컨설팅 업은 맥킨지-비시지-베인이라는 3사가 선의의 경쟁을 만들며, advice 라는 다소 애매할 수 있는 업을 지적으로 가장 우수한 산업의 경지로 올려 놨다고 생각한다. 구글-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애플이 AI/머신러닝/바이오 등 여러 분야에서 만드는 경쟁은 소비자와 Supplier 가 더 좋은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의의 경쟁의 징표는, 유저가 더 좋은 것을 더 저렴하게 이용하고 있는지? 로 파악할 수 있는데, 최근 10년? 여러 회사의 경쟁 덕분에, IT/Mobile ecosystem 이 진화했고, 수 많은 스타트업들이 무더기로 나왔다고 믿는다.
경쟁. 어찌보면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고,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단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선의의 경쟁은 결국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준다. 요즘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 가수들이 마치 담합을 한 것 처럼, A팀이 활동을 쉬면 B 팀이 앨범을 내고, B팀이 활동을 멈추면 C 팀이 곡을 발표하며, 서로 1등을 매우 쉽게 하는 구도를 보게 되는데, 결국 음악 TV 시청률 저하 및 음원판매 저하, 업에 대한 관심도 자체의 저하로 이어지는 것 같다.
링글을 하면서도, 가끔 링글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업체가 누군지 찾아보곤 하는데, 경쟁이 사람 피말리게 하면서도, 좋은 경쟁사를 찾아서 서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서 결국 이 업을 더 크게 키워나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았으면 하는 승부욕의 본성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는 더 좋은 경쟁을 해보고 싶다. 더 나아가, 획기적인 기능 개발, 머리를 탁 치는 마케팅 실행 등등을 통해, 이 판을 더 좋은 경쟁 구도로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 결국, 그러려고 사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벡스코에서, 잠시 쉬며 든 생각 정리한 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