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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Nov 03. 2019

15년 이상 네이버를 보며 느끼는 점

"검색"을 중심으로 조용히, 내실있게, 빠르게 잠식해간다



2003~4년, 경영학회에서 다양한 case 를 연구하고 컨설팅 RA 에서 실제 케이스에 투입되되어 열일하던 대학교 3~4학년 시절, 당시 가장 핫한 산업 중 하나였던 홈쇼핑 & 전자상거래 분야를 접할 기회가 많아 숫자도 챙겨 보고, 벤치마킹도 많이 했었었다. (참고로, 당시는 인터파크가 책 1권도, 향수 1개도 무료배송을 진행하고, '업계 최저가'를 내세우며 traffic 몰이를 하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옥션이 eBay 에 인수되기 전 시점이었을꺼다) 




당시 재밌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IT 강자였던 Naver 와 Daum 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각기 다른 시장 접근방식 이었다. Daum 은 D&Shop 이라는 전자상거래 업체를 설립해서 이 바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었고, Naver 는 지식쇼핑 이라는 컨셉 하에 검색과 쇼핑을 연결하는 브릿지로서 다소 가볍게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었다. 




그 당시 Naver 를 보며, '사업 참 가볍게 (저관여로), but 내실있게 한다' 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네이버는 검색을 중심으로, 지식검색, 지식쇼핑, 블로그 등 어찌보면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면서도, 유저들의 traffic 과 참여를 많이 유도하는 play 로 성장했다. Daum 은 반대로 '사업 참 고관여로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했다. 전자상거래 진출 시 D&Shop 을 설립하고, 보험업 진출 시 다음다이렉트보험을 설립했던 것처럼, 신사업 진출 시 이미 play 하던 기존의 강자와 제대로 한 판 붙는 형태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요즘 네이버의 financial 시장 진출,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성장 확대 등모습을 보면서, 당시 했던 생각과 유사한 느낌을 이어나간다. 네이버 블로그 등을 활용하여 맛집/미용 등 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서 모은 뒤, 예약 및 pay 까지 연계해 나가고, Naver pay traffic 을 활용해서 연관 금융 업종까지 확대해 나가는 방식을 보면, 가볍게,조용히, 빠르게 사업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많은 IT 업체들이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에서 규제기관과 충돌하고, 기존 player 들과 충돌하며 사회적 이슈를 크게 만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네이버는 조용히, 빠르게 "검색"을 중심으로 장악할 수 있는 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모양새이다. 




결론적으로 사업에 옳고 그름은 없고, 정답 역시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다양한 player 들이 있을 뿐이다. 네이버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가볍게, 조용히, 내실있게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식이, 한국과 같이 규제가 강하고, 언론에 주목을 받는 순간 여러 차원에서 압박이 시작되는 산업 생태계에서는 효율/효과적인 사업 확대 방식일 수 있겠다는 사실이다. 


링글을 하면서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조용히 성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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