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필요해 2018
윤회를 믿지 않지만 우리의 연애는 윤회처럼 돌고 돌았다. 영원히 그럴 것처럼. 헤어졌다가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났고,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석연찮은 이유들로 헤어졌다고 생각했겠지만 나에겐 언제나 심각한 이유들이었다. 이야기할 수 없었던 건 남자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줄 수 없다는 미안함.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말하면 영원히 끝날 것만 같았다.
현재가 좋다. 이렇게 그냥 함께하는 순간들이 좋고 소중하다. 이 여자가 아니면 안된다는 건 확인했고 이 여자도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렇게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나면 영원히 함께할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
신해철 - 내 마음 깊은 곳의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