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오징어 게임
“둥글게 둥글게” 노래는 미국에서 근무하는 첫 해부터 우리 반 학생들에게 가르친 노래다. 학생들은 다른 여러 한국 동요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 노래는 재미있는 율동과 잘 잊히지 않은 초반 도입부 가사 때문인지 유난히 이 노래를 좋아하곤 했다. 특별히 올해 이 노래는 공전의 히트작이 되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반응은 물론, 매일 마다 이 노래를 부르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 엄청난 반응의 이유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게임 때문이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이 TV 쇼를 우리 반 1학년 학생들이 어떻게 보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학생들은 TV에서 보았던 노래와 게임을 교실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1년 내내 그렇게 가르쳐도 잘 배우지 못하는 한국어도 KPOP 히트곡 속에 등장하는 한국어 표현은 가르치지 않아도 어찌나 잘 배우고 따라 하는지.
문화의 힘이다. 재미의 힘이다. 흥미의 힘이고 참여의 힘이다.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배울 때 재미와 배움의 필요가 결여되면 효과적인 결실을 맺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지를, 어떻게 하면 배움의 필요를 느끼게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교사의 몫일 것이다.
여름학기로, 또 다른 일들로 많이 바쁘지만 방학이 끝나기 전 또 다른 둥글게 둥글게 신드롬을 어떻게 더 많은 분야에 만들고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다음 학기를 준비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