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울지 않지만 어쩌면 지금은 울고 싶은 것 인지도 몰라
올해 내 1학년 반에 배정된 학생은 14명이다. 지난 여러 해와 비교해 볼 때 약간 적은 숫자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들었지만 미국도 어떤 학교는 학생수가 너무 많고 또 어떤 학교는 너무 적어서 학급 수가 줄기도 한다. 학교 밖에서 볼 때는 그저 한 학급이 줄어드는 것이지만 학교의 내부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학교를 떠나야 하는 일이다. 다 큰 어른들에게도 직장을 옮겨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을 떠났고 특별히 내가 근무하고 있는 LA의 공립학교들은 많은 가정이 교외로 이사하는 추세까지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교육구를 옮겼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이 되면 학생수 또한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적지 않은 수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추방되는 사태까지 겪으면서 학생수는 더 줄어든 상태이다.
내가 작년에 가르쳤던 학생의 아빠가 단속반에 의해 과테말라로 추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정에서 그 학생을 볼 때마다 눈물이 왈칵 솟는다. 내가 교실에서 하는 말에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진도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문득문득 멍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작년, 나의 교실에서 마냥 밝았던 그 아이의 얼굴이 나를 노려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학교는 또 많은 바쁜 일들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나 역시 일에 파묻혀 "무엇"에 집중하느라 "어떻게"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내는 매일로 이 학기를 마치겠지. 겨울이 오면, 방학이 되면 헛헛한 이 마음, 마음껏 풀어놓을 누군가와 마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