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연례행사
올해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할로윈 퍼레이드는 10월 30일 금요일에 열렸다. 할로윈 데이는 10월 31일 이지만 이날은 학교가 쉬는 토요일인 관계로 하루가 앞당겨 졌다. 올해의 주제는 "사회를 바꾼 위인" 이다.
퍼레이드 시간은 하교 한시간 전인 오후 1시 30분에 시작 하여 대략 50분 정도가 걸렸다. 학생들은 점심 후인 12시 30준 정도 부터 옷을 갈아 입기 시작했다. 등교시 할로윈 복장을 미리 입고 학교에 오지 않는 이유는 오전 수업에 지장을 최소한으로 하려는 조치다.
올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제에 관련된 복장은 물론 공주와 수퍼영웅 등 다양한 복장을 준비해 왔다. 대부분은 가게에서 사온 것들 이지만 몇몇은 부모가 직접 만들어 준 복장을 준비 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부모들도 할로윈 복장을 하고 참여하기도 한다. 복장규정은 엄격한 편이어서 혐오 스럽거나 나이에 맞지 않거나 공포를 주어서는 안되고 무기나 피가 포함된 복장도 규제된다.
교사들도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대부분은 할로윈 복장을 준비 하는 편이다. 필자는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등장하는 "크리퍼"라는 캐릭터를 선택했다. 올해의 주제와는 좀 동떨어 지긴 했지만.
퍼레이드는 학교 식당 앞 야외 공터에서 반별로 동그랗게 앉아 할로윈 음악에 맞춰 행진을 하고 학교장과 교감은 퍼레이드를 하는 도중에 올해의 주제와 잘 맞거나 노력, 창의성 등이 보이는 복장을 입고 있는 학생들을 선정하여 상을 주는 것으로 진행됐다.
미국 학교에서 할로윈 데이는 각 교사가 그 유래에 대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관련된 미술 공작 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교실도 이에 맞춰 꾸미기도 한다. 야간에 진행되는 trick or treat과 관련한 안전교육도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할로윈데이 다음날 미국의 가게들은 미처 처리하지 못한 할로윈데이 상품들을 파격적인 할인율로 재고처리에 들어가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휴일 주제에 맞추어 가게 진열을 빠르게 바꾼다.
몇주 전부터 학생들을 설레게 했던 할로윈 데이는 끝났다. 아쉬워 할 것은 없다. 어차피 월요일 부터는 학생들의 대화는 Thanksgiving Day에 대해, 그 다음엔 크리스마스로 채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