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자격증을 따는 것이 다가 아니다.
얼마 전 미국에서 교사로 일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의 교사들 중에서 실제로 미국 학교에 취직된 경우가 전무하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수의 교사들이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학교현장에 취직을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취직에 실패한 구체적인 이유가 기사에 언급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몇 가지 유추해 볼만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나 시범수업을 통과했을까?
교사로 임용되는데 미국에서 교사자격증을 따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은 교사자격증을 따고 임용고시를 통과하면 교육청의 발령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만 미국에서는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 원하는 교육청에 등록을 하고 결원이 있는 학교에 지원을 하고 인터뷰를 통과하고 때에 따라 시범수험을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한다. 미국에서 교사로 일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지 교육과정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아니다.
미국 학교에 대한 경험이 있었을까? 보조교사, 기간제 교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졌었는가?
대부분의 미국 교사들은 정식교사로 발령받기 전 학교에 보조교사나 기간제 교사로 몇 년 간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사들과 함께, 교사처럼 일을 해 보면서 교직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 일인지 체험적으로 알아보고 임시교사나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하면서 해당 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정식으로 채용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책만 들여다 본 후 이론적으로 교사자격증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결정적인 과정이 생략되는 셈이다. 만약 한국에서 시작한 그 미국교사 프로그램에 이러한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과정이 생략되었다면 참가한 교사들이 실제로 채용으로 이어지기는 것은 좀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과 미국 담당자 사이의 특별한 양해나 지원이 없는한 말이다.
경험에서 비롯된 학교와 학급 내의 문제해결능력이 있는가? 함께 일하는 미국의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터뷰에 참가하게 되면 해당 학교에 관계된 많은 사람들로부터 여러 질문들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가르치게 될 교과들에 대한 이해도나 교수이론들과 이의 실제적인 적용, 함께 일할수 있는 개인적 자질에 대한 것들이다. 실제적인 경험이 없다면, 이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영어로 잘 할 수 없다면,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질문자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면 인터뷰에 통과할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학교 인터뷰에 나올만한 질문들을 미리 알아보고 연습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질문들에 대한 핵심을 찌르는 대답을 하려면 보조교사나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하면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답변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인터뷰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교사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교과이지만 이를 전달하는 교사의 몫은 지식 전달이 전부는 아니다. 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언어적, 교육학적 수단과 방법을 섭렵하고 이를 유연하고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일체의 활동이 그것이다. 무엇인가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은 적용과 활용, 그를 뛰어넘는 즐김을 위한 첫 단추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