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럽지도 않네. 기대도 않았으니.
대통령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3년 전 미국이라는 나라의 민 낯을 본고 난 후 이 국민의 수준이 내가 생각했었던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수준과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의 진짜 수준의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 일지도 모르겠다.
간간히 해외 토픽이나 설마 그럴까 싶은 헐리웃 영화를 통해 보아서 인지 잘 몰랐던 이 험악한 수준은 더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보게 되면서 항상 그래왔다는듯 빤뻔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아닌 척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자기 감열도 사라진 듯하다.
원래 그런 거다. 숨어서 하던 나쁜 짓도 큰 힘을 갖거나 죄책감이 무뎌지는 계기가 주어지면 부끄러움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책임지지 않는 광기만이 번득일 뿐.
이 다음은 무엇이 올지. 최악보다 더 나쁜 것은 무어라 불러야 할지.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다시 눈 앞에 펼쳐진 꼴불견에 정신이 아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