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6. 말씀묵상

사순 제2주간 월요일

by 이승기

매일 묵상을 하거나 미사를 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오늘의 독서는 다니엘서, 복음은 루카복음이다. 다니엘서에서는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우리의 모습이, 루카복음에서는 우리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나온다.


오늘 말씀의 키워드는 자비, 그리고 용서인 것 같다.


첫영성체를 받고 꼬마복사를 하던 어린 시절, 스스로를 죄인으로 칭하는 그리스도교가 어려웠던 것 같다. '난 죄인이 아닌데 왜 자꾸 죄인이라고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었지만, 창의적이지 않은 꼬마 이승기는 그냥 그러려나보다 하고 받아들이고 살아왔다.


그렇게 신자로서 살아오다가 서울대교구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고, 그 연수를 통해 '나는 죄인이구나'라는 것에 대해서 깊히 묵상해 볼 수 있었다.


그 이후, 오랫동안 청년성서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것은 1)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2) 부족한 나 자신 이었다. 내 자신이 사랑을 받는 존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부족한 나는 그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사랑받는 사람에 합당하지 않게 늘 내 마음 속에는 상처와 미움이 남아있었다. 그 상처와 미움은 내 입에서 나오는 말로, 내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으로 사랑받아야만 하는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었을 것이다. 어쩌면 어린 시절에 '죄인'이라는 것에 공감하지 못했던 것은 내 자신이 순수하고 깨끗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하느님의 자비로서 내가 누군가를 용서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누군가를 용서를 해야 나 역시 내 죄에 대해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해보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내 자신을 죽이고, 죽이는 지난한 과정을 지나고, 성숙해져야 가능할 것 같다.


그렇기에 오늘 화답송에 있는 시편의 말씀을 간절히 품고 살아야겠다.


주님, 저희 죄대로 저희를 다루지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