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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기 Nov 30. 2020

더 이상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20201130

오래된 친구와 싸웠다.

어릴 때부터 정말 많이 싸웠었는데 그래도 늘 화해하고 다시 잘 지내고 그래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안 만나려고 한다.


별거 아닌 이유로 싸웠던 것 같다.

내가 술이 많이 취했었고.

그 와중에 친구는 자꾸 신경 긁는 소리를 하였고.

결국에 내가 폭발했다.


늘 반복되는 패턴이다.

한 때는 자꾸 폭발하는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먼저 사과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다른 집단의 친구들을 만날 때에는 전혀 폭발하지 않는다.

유독 한 집단의 친구들을 만날 때에 한 친구와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

과연 이게 나의 문제일까?


며칠 동안 그 친구와 있었던 일들을 쭉 생각해보았다.

그중 떠오른 기억이 있다.

재수학원에 함께 다닐 때였던 것 같은데.

무엇인가로 기분이 좋아있던 나에게.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한 번 또 (기분) 죽여줘야겠네."라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 친구는.

내가 행복한 것이 싫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 때는 친구가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말이 통하고, 관심사가 비슷하고, 자주 만났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함께 보내온 시간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내 생각은 바뀐 것 같다.

여전히 친구는 참 소중하지만.

내 소중한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을 줄이면서 만남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 더 이상 기쁘고, 행복하지 않다면.

그 시간은 소중한 아이와 함께 보내는 것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아이가 나한테 정말로 소중한 것처럼.

내 부모님한테도 나는 여전히 참 귀엽고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무리 오래된 친구일지라고 하더라도.

부모님을 생각해서 이제는 그만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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