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집중력
친구 집에 퍼질러 앉아 친구의 바느질함을 정리했다.
이 친구는 무척 넓은 집에서 산다.
그래서 넣어둘 공간이 많아 그런지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에 있어
그것을 내 성깔에 못 이겨서 손을 댄 것이다.
보자기를 만드는 데 쓰이던 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니
친구는 빨간색 실이 있었구나 하면서 반가워한다.
친구가 소중하게 큰 맘먹고 샀다는 도구함에 한눈에 쉽게 보이도록
맨 위에는 실을 넣어둔 상자로 그것을 들어내면 도구 등이 보이도록 했다.
한 곳에 모두 모아 차곡차곡 넣어 두니 처음 생각한 것보다 부피도 적어
내 것도 내가 쓸 것도 아닌데 정리된 것이 흡족하게 만족이 되었다.
난 정리를 시작하면 즐기면서 놀이처럼 재미있게 끈기 있게 해 치운다.
친구는 내가 앞에 앉아 보라고 했더니 물건들이 나올 때는 그래도 좋아하더니
집어넣는 단계가 되니 차를 끓여주겠다며 일어나 버렸다.
난 다 마치고 어떻게 쓰면 되는 건지 설명을 하며
모든 것은 항상 제자리에 넣어 두면 언제나 이렇게 쓸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정리에는 관심이 전혀 없고 불편함도 느끼지 않는 친구에게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다음에 또 들리게 되면 해 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 친구는 당장 보이는 산뜻함에 기분 좋은 얼굴로 씩 웃었다.
나의 집중력이 신기하단다.
그런데 난 이 친구의 집중력이 신기하다.
정리하는 것에는 그렇게 짧은 집중력이 바느질을 시작하면 시간이 무한정 흘러가는데
그거야 말로 똑같은 일의 반복인데 지겹지도 않은지...
나도 바느질을 좋아한다.
무엇을 만들려고 시작을 하면 끝을 볼 때까지 끈기를 가지고 직진한다.
친구나 나나 무엇이 다른가 하고 생각에 생각을 해 보니
친구는 같은 바느질을 몇 번을 반복해도 해 내는 것이 있는데
난 한번 해 본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반복해서 같은 것은 하지 못한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 있는데
친구는 사진에 있는 것들을 들고 다니면서 쓰는데 내가 아까워 야단을 하니
친구는 사용하면서 자신이 만든 것에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며 또 만들면 된다는데
나는 같은 것을 두 번 반복해서 만들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않으니
절대로 내가 만든 것이 아까워 쓰지 못하고 모셔 두게 된다.
괜히 친구의 집중력이 더 쓸모 있는 것 같아 부러워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