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시간

중년 엄마의 하소연

by seungmom

확 울음이 터져 버렸으면 좋겠다.

삭히지도 못하면서 느껴지는 이 감정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조인다.


오늘 아침 난 긴 시간을 한 번도 안 깨고 자서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눈곱도 떼기 전에 아이가 페이스타임으로 나를 불렀다.

또 다시 긴장을 하면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아이는 덤덤하게 다시 계획을 세운다고 말을 꺼냈다.


순간 생각이 멈추고 아이의 말들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계속 기다리며 살았던 몇 달 동안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하면서

최고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아이가 바라는 방향으로 걸어가게 되겠지 했다.

아이가 그렇게 많은 노력으로 준비를 했었는데

그 결과를 아이에게 조금도 돌려주지 않는구나 하는 것에 화가 났다.


아이는 한 달 전부터 거의 마음을 내려놓고 다른 길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다른 길의 끝은 결국 이번에 걷기를 원했던 길의 끝이 된다.

그러니까 아이는 지금부터 돌아가는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이번의 경험도 무언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렇게 다른 길로 돌아가게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며

애써 감정을 누르고 이야기를 했다.


엄마인 나는 원한다.

너무 길게 돌아서 가지 않기를

돌아가는 그 길에서 다리가 휘청거리지 않기를

길어진 시간에도 원하는 길의 끝을 잊지 않고 있기를


고맙게도 이 글을 쓰면서 울음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

목놓아 울고 나니 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아이는 울기라도 했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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