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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Sep 25. 2016

80대 중반의 희망

중년의 부모

어제 작은 동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부모님이 실버타운으로 이사를 하시고 나서 메시지 왕래가 무척 많아졌는데

대부분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그러면서 전해 들은 두 분의 생활에 기적이 일어나려나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이사하기 전에는 그저 무엇을 해도 그저 그랬었다.

그러지 마시라고 하면서 예전의 아버지는 달랐었다고 하면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인 줄 아냐고 하시며 이렇게 있다가 가겠다고 하셨었다.

운동을 하시라고 해도 약을 챙겨 드시라고 해도 그저 알았다 하시며 아무것도 안 하시고

조금 심기가 불편해질 이야기를 해도 그저 무반응이었는데

그런 아버지가 어제는 동생이 하는 말에 

아직 나는 80대 중반이라고 하시며 병자 취급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한다.


작은 동생이 좋은 징조라고 좋아했다.

아버지 얼굴에 표정이 다양해졌고 자존심이라는 것도 생긴 것 같다며

아버진 자신을 매번 90에 놓고 계셨었는데 그것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보기 쉽게 흥미 있어할 물건들과 꼭 필요한 것들로 정리해서 펼쳐두었던 것이

레코드 LP판이 나와 있으며 침대 옆에 책이 서너 권 책장에서 옮겨져 왔더라고 하는데

읽으셨는지 들으셨는지는 몰라도 해 보려고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에 희망이 생겼다.


이런 일들에 작은 동생과 떠들면서

문뜩 아이들을 키울 때에도 동기부여를 한다며 이런 애를 썼던 것이 떠올랐는데

부모를 상대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그렇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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