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떠나지 못하는 여행

중년의 갈망

by seungmom

여행을 해 보고 싶다.

나를 위해서 가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시간과 비용이 모두 해결이 되어

단 하루라도 그저 문밖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더라도

해 보자는 마음을 먹는데만 일 년이 지나간다.


나만을 위하는 시간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만을 위한 지출에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으려 최면을 걸었는데

무엇인지 모르는 힘에 의해서 나는 계속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이런 것을 보면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는지

항상 떠나기 전에도 기대를 하며 다녀오셔서도 다음 여행을 바라셨다.

어디를 다녀 오셔도 음식이 맛있었다고 하시며

그곳의 풍경을 즐겼다고 하시는 표정에는 거짓이 없어 보였다.


나는 이런 점에서 많이 다르다.

고기 냄새를 싫어하면서 느끼한 것을 참지 못하고

새롭거나 신기하는 것보단 편한 것을 많이 즐기는 편이어서

여행이라는 매력을 아직도 모른다.


여행을 즐기는 친구가 일단 가 보라고 한다.

난 잠시 다녀온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하는데

그 잠시가 오랜 시간 동안 마음에 남아 활력을 넣어 준다고 한다.


그래서 왜 꼭 여행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는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내년에는 나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것에는 결정을 하고

이럴 때 해 볼 수 없었던 여행을 해 보자는 도전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잠시 잠시 틈틈이 이 도전이 실천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머뭇거리는 기분을 잡아 줘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으면 한다.


일본에서 큰 맘을 먹고 멋진 카페에 앉아 연어 샐러드를 시켰는데

그림과는 다르게 그것이 샐러드가 아니고 덮밥이었다.

흰 밥 위에 여러 가지 야채와 짠 훈제 연어와 크림치즈 소스로 된 덮밥!

니글거리는데도 아까워 억지로 먹으면서 느껴지는 기분은

이런 이상한 맛을 즐겨야 하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런 고생도 돈을 써가면서 해 보면 다른 것이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 어디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나도 남들처럼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해 보려고

관광객으로 복잡한 관광지에 앉아 이럴 때 어떤 표정이 어울리는지

어떤 생각을 하면 여행이라는 것이 가능해질 건지를 열공했는데

그러면서 따끔거렸던 것을 알고 일어섰을 때엔 이미 물린 후였다.


바지와 양말 사이를 모기가 공격을 했다.

오른 발목에 두방이 커져서 걸을 때마다 바지 끝에 쓸려 간지럽다.

모기가 나만 공격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번 물리면 오래가는데

잠이 오기 시작하면 간지럽고 그걸 긁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지치고

자다가 이불에 스치면 참지 못하고 손을 대고 후회를 한다.


여행을 가려면 모기약을 얼마나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

여행을 못가는 다른 또 하나의 이유만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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