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미련
일본에서 거의 20년을 지냈으면서 후지산을 보러 간 적이 없다.
당연히 근처의 온천도 가려는 꿈을 꾸지 않았다.
나만의 애국하는 방식이 일본에서 돈을 안 쓰는 것이고
일본을 구태어 봐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해서 이다.
미국 남가주에서 10년 이상을 살았는데 그랜드 캐니언을 가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아웃렛이라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혼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살아서
쓸데없이 여행을 하다가 차가 고장이 나거나 다치면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무사히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아이들의 학비를 잘라 먹을 용기가 없었다.
당연히 누가 나에게 이렇게 살라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지켜야 하는 임무이니 내 몫은 잘 해 내고 싶은 욕심으로 살았고
그래서 설렘으로 가득 찬 관광여행을 떠나지 못한 것이다.
공항에서 여행에 들떠 웃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즐거워지는데..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을 때
집 가까이에 있는 유명한 바닷가를 이대로 떠나면 후회할 것 같아 보러 가자고 하니
딸아이가 말했다.
그 바닷가는 사라지지 않고 쭉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