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성취
28년 전에 12년 중고로 23평 방 세 개 아파트를 30년 론으로
6800만 엔까지 올랐던 것을 버블이 깨지면서 3500만 엔에 사게 되었다.
그 집이 이제 은행에서 빌린 770만 엔의 주택 론이 만기가 되었고
2년 후에는 주택공사 비슷한 곳에서 빌린 1990만 엔 론이 만기가 되는데
그러면 완전하게 30년 만에 집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유치원을 가는데 집이 아파트냐 단독주택이냐는 것을 묻는다고
거기에 월세인지 소유한 것인지도 묻는다고 해 그때 집이 있어야 하는 걸 깨달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집을 지니고 있으면 불편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집 없는 아이를 만들지 말자는 생각에 집을 사기로 했다.
주변의 일본 친구들도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집을 샀는데
모두 30년 혹은 35년으로 일본 나라에서 운영하는 주택공사에서 론을 했다.
새집은 빌리고 싶은 전액을 다 이자가 은행보다 싼 주택공사에서 빌릴 수 있는데
중고는 빌리고 싶은 전액을 다 주택공사에서 빌리지 못해 나머진 은행에서 빌린다.
보너스 때와 매달 내는 금액의 조절과 처음 몇 년은 이자만 내는 선택도 있고
이자가 변동인지 고정으로 할 건지 하는 결정으로 조금씩 달랐지만
다들 자신들의 능력에 맞춰서 같이 살던 임대 아파트를 하나둘씩 떠나갔었다.
집값은 내가 월세로 낼 수 있는 정도의 금액으로 30년을 갚으면 되고
그래서 그 금액에 맞춰서 가능한 통근이 가깝고 공기가 좋고 학군이 좋은 곳...
다 만족이 되는 곳을 찾기는 어려우니 무엇을 참고 견딜 수 있을지 고민을 했었다.
30년을 매달 없어지는 월세보다는 그래도 집 값으로 내면 언젠가는 내 집이 되어
나이 들어서는 월세를 안 내고 살 수 있다는 것에 납득이 되었었다.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약금을 마련하려고 거의 7년을 쥐어짰었다.
그러지 않아도 잘 쓰지 않았던 습관이 더욱더 야무지게 발전을 했는데
아이들 옷도 내 손으로 사지 않았고 휴대폰도 없이 살면서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아이들의 옷은 내가 살 예정의 것보다 더 예쁘고 비싼 것을 얻어 입힐 수 있었고
휴대폰이 없어 유행처럼 보내는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7년 후 계약금을 쥐고 집을 보러 다녔는데
지금 내고 있는 월세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철칙으로
나도 모든 것이 최신식인 새집을 사고 싶었지만 장소를 고집하는 대신 중고로
매달 내야 하는 원금과 이자를 내 수준에 맞게 조절을 했었다.
이제 거의 내 집이 되어 가는 이 집은
지금부터 15년 전에 이사를 하게 되어 팔아 보려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
아직 론이 2000만 엔 정도 남아 있었는데 집값은 1580만 엔이라고 해
같이 살던 사람에게서 왜 집은 사서 이렇게 귀찮게 만드느냐는 소리를 듣고
그때 깡통 아파트란 말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체험을 했었다.
이 집의 가격은 년수가 30년이 지나면서 생각조차 두려운 숫자로 떨어졌다.
그래도 위치가 좋아서 전세가 없는 일본의 월세 가격은 집값에 비해 제법 높아
매달 내야 하는 론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줄여 줬는데
이렇게 매달 적금 대신 부었던 론이 끝나면 월세가 수입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57평에 사는 동생이 일본에 와 내가 장만한 집을 보더니 벽만 있는 집이라고 했는데
큰 집에 사는 사람은 이 안락하고 아기자기한 집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그리고 부모님 덕에 걱정 없이 집을 산 한국 친구는 30년 론 이야기를 듣더니
내 아들을 보면서 이 아이가 30살이 넘어야 네 집이 되는구나 했었다.
집을 바라보는 관점은 확실하게 다르지만 큰 평수나 알아주는 동네에 사는 것보다는
누구의 도움 없이 집을 구입했다는 것이 가장 대단한 거라고 말하고 싶다.
집을 장만하는데...
어딘가에는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의 집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택하는 용기가 어렵고
자신이 왜 집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몰라서 그렇다는 생각이다.
집을 가지는 대신 다른 무엇인가를 과감히 포기하고도 만족이 된다면 가능할 것 같은데
내가 내 부모가... 하는 꿈은 꿈인 것이고 생각만으로도 그건 시간 낭비인 것이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기대에 그저 앞이나 위만 보고 있는 것은 어떤 득도 없다.
어느 회장 집의 집값이나 평수가 왜 기사가 되는지 이런 사람이 다수 일리 없는데
이런 기사는 그저 자신의 입장에서 만족하며 편안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에 불만을 가지고 불안하게 수저 한탄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살아오니 노년에 지낼 집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