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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Mar 05. 2018

삶과 생명이 같이 끝나기를...

중년의 고민

자신의 생명줄이 자신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에 걱정이 많다.


아버지도 나와 같은 생각이셨는데

그래서 특별한 뭔가는 하지 말자고 했었는데

막상 긴급한 상황이 되니 이 상황만은 모면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결국엔 아버지도 긴 병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럴 때 집안에 의사가 있으면 많이 의지가 될 것 같았지만

그 병원의 의사들이 제자이거나 후배 아니면 친구로 연결이 되니

원하는 대로 어떤 선 이상의 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에 자유롭지가 않았다.

결국엔 권하는 뭔가를 하게 되어 생명에 관한 것은 안정이 되었지만

삶과는 상관이 없는 그런 시간을 이여가게 되었다.


난 이렇게 되어지는 것에 몸서리치게 두렵다.

적어도 나 아닌 타인에게 짐스러운 사람은 되지 말자고 살아왔는데

의식도 없이 그저 누워서 자식들을 괴롭히며 그들의 삶까지 어둡게 하고

내 모습이 지금도 그렇게 우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모습까지 잊히게 만드는 

그런 병원의 시간이 나는 무섭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그런 상태를 싫어하는지 

어떤 조치도 하지 말고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두어 달라고 당부를 하는데

아이들은 그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한다.


별로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면 그냥 죽을 수 있게 해 주면 안 될까 했더니

종교를 믿는 친구는 쓸모 있고 없고에 기준을 두면 어쩌냐고 했다.

생각해 보니 내 말이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어 나의 경우라고 했는데

난 내가 쓸모없게 되면 더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고 하니

친구는 그것도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삶에 애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나도 내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가 없어 더 겁난다.


그래서 젊었을 때에도 관심 없던 체력에 신경을 쓰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까지는 잘 버텨보자고 요즘엔 운동도 열심히 한다.

그리고 서서히 체력이나 정신력이 떨어지면... 

난 바란다.

식욕이 없어져서 조금씩 내가 먹는 것을 줄이고 줄이다가 멈춰서

그대로 내가 내 삶과 생명을 같이 끝낼 수 있기를 원한다.



나는 아이들과 떨어져 살면서 비행기 타는 일도 많아 유언장은 반드시 써 두었는데

이젠 그 유언장에 죽음에 대한 것을 좀 더 상세히 써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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