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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Jan 01. 2018

2017년은 가는데...

중년의 아쉬움

지금 있는 미국은 아직 12월 31일이다.

한국에 있는 동생과 친구에게는 30일 조금 빠르게 새해 인사를 보냈다.

시간 차이를 계속 신경 쓰고 있다가도 잠깐 딴짓을 하는 동안에 시간은 훌쩍 지나가서

이번엔 아예 미리 해 버리자고 새해 인사를 메시지에 메일에 써 보냈다.

그랬더니 멋진 새해 카드로 보내왔는데 그것을 나도 따라 해 보려고 애를 썼더니

카드를 찾기는 했지만 선전까지 같이 보내지는 것을 막지는 못하고는 시간만 보냈다.


한국시간으로 12월 31일 저녁 8시가 넘어서 동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작은 동생이 힘든다면서 하나뿐인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그래서 아이의 엄마도 같이 병원에서 지내는데 둘 다 우울해져 심각하다고 한다.

그런데 형인 장남은 부모님의 병문안도 잘 오지 않는다며 혼자 하기는 버겁다고

아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만이라도 부모님의 문제에서는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작은 동생은 착실하고 꼼꼼한데 그 성격대로 모든 것을 철저히 제대로 하자고 하니

매사에 일이 더 커져서 더 힘들어 보였던 것이 드디어 터진 것 같았다.

큰 동생은 뭐든 자신이 우선이어서 주변에 대해 관심도 없고 그저 피하면 편해지는

그런 속 편한 성격 덕분에 부모님의 사랑은 모두 독차지 한 아이 치고는 성의가 부족해 보이는데

본인은 장남이어서 무척 마음이 무겁고 부담스러운데 누나는 한국땅에 없어서 편하겠다고 

그러면서 장남으로써의 대접은 해 주지 않으면서 장남 역할은 강요한다고 하기에

그렇게 생각하면 관두라고 했더니 그 말에 속도 편하게 병문안 조차 뜸해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고 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데

큰 동생은 그저 자식이 아니어도 했어야 할 만한 것을 했는데 엄청나게 했다고 하고

작은 동생은 한 명 이상의 역할을 했는데도 모자라다며 시간이 없는 것에 불만을 늘어놨었다.

그런 동생이 오죽했으면 벗어나고 싶다고 했을까 하고 그러라고 했는데

이야기를 마친 새벽 4시에 난 무슨 배짱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늦게 잠이 든 덕분에 한국 시간으로 새해 이른 아침에 깼는데

어제 보낸 새해 인사에 카드가 곁들인 메시지에 메일이 와 내일이 설날이구나 하고 놀래 일어났다.


어떤 해결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잠이 들었던 나는 

12월 31일 11시가 넘어 깨어서 배가 고프다고 하는 내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아직도 멍한 머리가 

내가 왜 이곳에 와 있는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하는지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어느 것도 건지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새 날이 오는 것을 즐겁게 맞이하도록 해 주어야 하고

내가 내 부모의 자식으로 가지는 무게가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고 싶은데

이러는 사이에 2017년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아 날 더 조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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