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자식 걱정
미래의 직업에 대해서 아무리 골머리를 싸매도
이전 시대를 살아왔던 엄마인 나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어떤 것도 제시하지도 못한다.
확실한 보장이 되는 뭔가를 준비시켜 세상에 내 보낸다는 것이 가능할까...
나보다 30년 정도 늦게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을 내가 같이 공감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들이 걸어가게 될 미래에 대해서도 내 머리로는 조금도 상상이 안된다.
그런 내가 아이들을 밀거나 당겨가면서 어느 길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 될 것 같다.
난 그냥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대가 와도 자신의 건강은 중요하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일이어서
어떤 때 몸이 아픈 건지 알려주고 그땐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등에
미리미리 조심을 하라고 무척 엄하게 잔소리를 했는데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는 생각이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개인의 손에 컴퓨터가 들어왔고
매년 빠르게 발전되어가는 속도에 나는 마주하는 것도 버거웠다.
그런데 그것들을 알고 느끼며 쓸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은 거의 기적이 아닌지
어느 한 분야도 아니고 모두를 통틀어 다 안다고 하면 미래라는 것을 알 수 있는지...
그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서 도전을 해 보는 것으로
결과에는 상관없이 순응을 한다면 삶은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내 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하는데
난 내 자리라는 것을 가져 본 적이 있었나?
그래서인지 빼앗기는 뭔가가 나에게 있을 리 없어 불안도 없다.
아이들은 나보단 뭔가를 가지고 있어 보이는데 그것도 아이들의 판단에서는 어떤지...
내가 볼 때엔 원어민의 영어 실력으로 엄청 좋겠다고 했더니
아이들은 미국에서 영어 잘하는 것이 무슨 자랑이냐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시대의 변화가 엄청 빨라서 뭔가를 가졌다고 느끼기도 전에
세상은 변해서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고 그런데 힘 빼지 말라고 한다.
세상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비빌 구석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다.
그럼 그 잘난 사람들이 다 없다면 원하는 자리가 자신의 것이 되어 있을 건지...
아들이 고등학교 때 한 말인데
여러 명의 머리 좋은 친구가 있어 그 모두의 머리가 하나로 뭉치면 무서운 것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굽히고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건 자신도 모르고 했을 때이고
자신 스스로 왜 그래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이 되려면 로봇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지...
그냥 순응을 하면서 새로워지는 세상을 구경하는 재미로 살아간다면 어떨까...
머리가 많이 좋은 가족 안에서 살아보니 그런 생각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이겨야 된다든지 하는 멍청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럼 경제적인 것은 어쩌냐고...
난 돈에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는 작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잘 가르쳤던 덕분인지 아이는 딱 6평의 방 한 칸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아직 당해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고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돈에 관심이 없으니 당연히 사고 싶은 것도 적어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살고
돈에 관심이 있는 아이는 안 쓰면 모아진다는 것을 아는지 안 쓰려고 애를 써
돈을 버는 아이가 안 버는 아이보다 더 야단을 떤다.
난 내 아이들을 정말 잘 가르쳤다고 자부한다.
왜냐면 내 아이들은 적게 벌게 될 텐데 적게 버는 만큼의 행복을 찾아내고 누리며
작은 것에도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잘 사는지 이만하면 부자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집이 좁아서 그런지 더 뭔가를 사자고 해도 필요 없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하고
새것으로 바꾸자고 해도 그냥 쓰자고 하면서 몇 년을 쓰고 있는지에 자랑을 하는데
그 덕분에 내 노트북과 휴대폰이 가장 최신형으로 아이들보다 자주 새것으로 바꿨다.
새것으로 바꿨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때 미안해서 같이 바꾸자고 했더니
아이들은 여러 가지 조건을 나열하며 그냥 쓴다고 했었다.
ikea에서 산 의자 다리가 틀어지는 것을 내가 철사로 고정을 시켰더니 아직 2년째 건장하다.
이렇게 살아서 그런지 아이들의 만족도는 조금만 좋아도 부르주아 같다며 기뻐하는데
난 그 얼굴을 보면서 미래의 걱정을 날려 버린다.
어차피 달라져 가는 세상을 알 수는 없을 거다.
그저 그때그때 주어지는 것에 만족하고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세상이 달라지면 아이들도 달라져 가는 순발력만 있다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