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mom Jan 12. 2019

두 번째 방학

중년의 지나간 이야기

seungmom 2008.03.27 21:02



아이들이 둘 다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의 방학을 맞았습니다.


첫 번째의 방학은 설날이 있었고 

아이들에게는 처음으로 집을 떠나 있다가 맞는 방학이어서

뭔가 기억에 남겨질 수 있는 방학이 되길 바라며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숙사로 떠났고 

이제 겨울학기가 끝나서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헌데 겨우 두 번째의 반복인데

벌써 이런 생활이 익숙해져서 인지 그냥 덤덤합니다.

해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고 

일주일밖에 안 되는 시간이 아쉽지도 않습니다.


이러다가 보내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만

이렇게 빨리 익숙해 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며칠 후엔 봄학기를 위해 다시 집을 떠납니다.

아마도 딸아이는 그날 저녁에 돌아오고 싶다고 전화를 할 거고

아들아이는 집은 잊었다는 듯이 살아갈 것입니다.

그래서 

딸에게는 얼마나 됐다고 그러냐면서 오면 귀찮다는 식으로 

아들에게는 엄마가 그립지도 않았냐고 할 것입니다.


오고 싶다는 아이는 부담스럽고 

혼자 잘해나가는 아이에게는 서운함이.....


그렇다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꿈만 같은 것도 아닙니다.

혼자서 지냈던 자유로움이

가끔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니까 나의 마음은 뭘 원하는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만

어떤 것도 한 가지의 색으로는 없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내가 살아온 인생의 길에 

작은 두 개의 샛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PS. 오래전에 써 두었던 것인데 기념으로 날짜까지 그대로 옮겼다.

나 자신을 돌아보자고 뒤지니 여기저기 비슷한 글들이 있어 이런 것도 죽기 전에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고

애써서 버리는데 그래도 하나쯤은 썼던 것을 기억하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완벽해진 아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