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딸과 엄마
한 10년 전에
딸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다고 화를 냈다.
난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딸의 명석한 머리가 만족감을 주지 않는지 신세타령을 했다.
뭐든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거니까 하는 생각에
딸아이는 나의 기준보다 많이 높으나보다 하면서
난 딸을 위해서 위로의 말로 사주를 이야기해 주었다.
나의 엄마는 꽤나 높은 기준치에서 살고 계셔서
그걸 충족시키지 못한 나는 언제나 허덕이며 눈치를 살폈는데
그런 엄마는 나에게 너의 팔자가 그것뿐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시며
내 사주가 좋으니 너는 내 덕으로 잘 살게 될 거라고 하셨다.
난 나의 딸에게 내가 느꼈던 것을 주고 싶지 않아 조심했다.
그러면서 딸이 자신의 미래에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딸의 사주에 대해 엄청 좋게 노력만 하면 잘 될 거라고
정말 사주를 본 것 같은 말투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너는 내가 잘 살고 있어 보이지 하면서
너는 나보다는 더 잘 살게 될 거라고 하더라 고 덧붙였다.
그랬더니 딸이 한참을 말도 없이 고민스러운 표정을 하더니
그럼 엄마는 싫었겠네 했다.
딸의 말로는 자신의 딸이 자기보다 더 좋은 사주라면 나쁠 것 같다며...
순간 나의 엄마가 자신이 더 좋은 사주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고
내 딸이 하는 말과 내 엄마가 했던 말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난 한가운데에 끼어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를 해야 하는지
한참을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아이만 바라봤었다.
내 엄마와 나와 나의 딸
이렇게 3대가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른지
내가 입양아이라면 엄마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내 딸은 정말 내가 낳았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걸 내 친구들은 모두 내 생각이 타당하다고
내 딸의 반응은 아직 뭘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해
난 내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받았었다.
이제는 딸도 그때의 사주 내용에 대해서
딸이 더 잘 되는 것을 바라는 게 엄마라는 것을 아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