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창의력
아들을 위한 엄마의 특별한 블랜딩 커피! 하면서 아들에게 건네니
아들이 피식거리면서 뭐가 다른데 한다.
진짜 블랜딩 한다고 하면 생두의 특징을 살려 조합하는 것으로
그래서 자신만이 가지는 맛을 만들어 낸다고 들었는데
그걸 들으면서 느낀 것은 집집마다 김치의 맛이 달라지는 것과...
그러니까 블랜딩 한다는 것은 모두 다 다른 맛이 된다는 것이니
어느 것도 맛이 있고 없고 가 없다는 것이 된다고 생각되었다.
난 맑은 블랙커피 특히 아메리카노는 마시지 않는다.
왠지 조금 많이 볶은 보리차 같이 느껴지는 것을 왜 마시는지 모르겠는데
나의 커피는 달달하고 크림이 들어가 조금은 걸쭉한 느낌이 있는 것으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것은 단것이 생각난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그래서 달달한 커피에 크림이 들어가면 나에겐 최고의 커피가 되는데
설탕과 크림의 비율이나 커피는 어디 것... 이런 것이 아닌 인스턴트커피로
미국을 가기 전까지는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넣는 수고를 해야 했었다.
간혹 설탕을 커피 설탕이라는 것으로 크림은 지방을 뺀 것으로 한적도 있지만
90년대의 일본의 커피는 가정에서도 원두를 갈아서 내리는 커피를 마셨는데
그런 환경에서도 난 꼬박꼬박 두 가지를 수고스럽게 넣어서 마셨다.
그런 내 커피 맛은 미국에 가서 날개를 달았는데
내 입맛에 딱 맞는 그것도 내 나라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 믹스커피는
커피를 마시려면 세 번의 병뚜껑을 열어야 했는데 그 수고도 없이
언제든지 한 번에 한 컵의 커피가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었다.
처음엔 잔에 믹스커피를 붓고 물을 양만큼 부어서 스푼으로 저었는데
그 번거로움을 머그잔에 믹스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만 넣어서
믹스커피가 물에 풀어져 섞이도록 잔을 돌리는 것으로 스푼을 대신하고
이렇게 다 풀어지면 뜨거운 물을 양만큼 부어 머그잔의 커피를 완성했다.
솔직하게 이실직고를 하자면 아들의 아이디어였는데
아들 말이 게으름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이래서 게으름도 필요하다고...
작은 커피잔에는 어렵지만 머그잔으로 믹스 커피 두 봉지를 넣어
하루에 한 번 이렇게 마시는 것이 우리 집 만의 습관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단맛은 덜하게 되면서 커피는 진한 것을 원하게 되어
믹스커피의 가장 밑에 있는 설탕을 조금 덜 넣으려고 조절을 하니
설탕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고 간혹 커피 알갱이가 섞이거나 해서
생각을 바꿔 믹스커피는 그대로 다 붓고 거기에 인스턴트커피를 넣어
물의 양을 조금 더 많이 넣었더니 딱 원하는 단맛에 진한 커피가 되었다.
이렇게 나만의 블랜딩 커피가...
한 번은 친구가 믹스커피색이 다르다고 하기에
나만의 블랜딩 커피의 비법을 알려 줬더니 아~ 하면서
그래서 커피는 진하면서 그렇게 달지 않았구나 했다.
오늘도 아들에게 특별하게 날씨와 기분에 맞게 블랜딩 커피를 타 주겠다고 했더니
아들이 두 개의 가루를 섞으면서 블랜딩이라는 말은 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