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궁상
나는 절약 정신이 투철해서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했다.
파는 것도 있지만 괜히 자리만 차지하고 실속이 없었다.
나는 솜씨가 좋아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낼 것 같았다.
그리고 만들어 냈다.
재료는 쓸 일도 없는 것이 아까워 버리지도 못하는 것이고
풀과 칼등 모두 아이들이 집을 떠나며 남겨 둔 것이다.
재봉틀을 샀다.
지금까지 쓰던 것은 중고품으로 조금만 속도를 내도 재봉틀이 들썩거렸다.
그래도 그것으로 아이들의 옷 수선과 소품들을 만들어 내어
재봉틀이라는 존재가 나에겐 컸었다.
특히 수선비가 비싼 일본과 미국에서.
언젠가는 꼭 좀 더 나은 재봉틀을 가지겠다는 꿈을 꿨는데
드디어 꿈이 현실이 되고 난 이 부품들의 상자를 만들었다.
만들었는데...
내가 만들었는데
만들었을 때엔 뿌듯했었는데
왜 궁상끼가..
30대에 이 짓을 했다면 자랑스럽게 썼을 것 같다.
40대에도 실용성을 따지며 그냥 쓸 것 같은데
60이 가까운 50대의 눈으로 보여지는 것은 그저 궁상이구나 하는 것이다.
초라해 보이는 것은 왠지..
오늘 내 기분이 가라앉아 그러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