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

중년의 컴퓨터

by seungmom

연거퍼 세 번 정말이냐고 물었다가 면박을 당했다.

자식에게서.

몰라서 다시 묻는 것이 그렇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었냐고 하니

왜 한번에 알아 듣지 않았냐고 한다.

왜 자식의 말을 믿지 않냐고 한다.


지금 이 시대가 60이 코앞인 나에게는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그래도 대학 때부터 타자기로 숙제를 했던 덕분에 자판은 잘 두둘이고

친구가 없는 타국에서 살아 컴퓨터와 친구가 되었다.

나름 이 시대를 잘 타고 간다고 자부하는데

아이들이 하는 말에 따라가기는 버겁다.

그래서 알아서 긴다.

가능한 묻지 않고

궁금한 것도 참고

투명인간인 것을 즐긴다.


그런데도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일이 계속해서 생긴다.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아 걱정스럽게 물어보니 mute가 눌러져 있다는..

나도 아는 이것을 당황한 나는 찾지 못해 물으면서 눈치를 보게 되는데

이 주눅은 정말 싫다.

그래서 투명인간도 즐겼는데 보람이 없다.


나이가 들면 자식 말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런 경우에도 쓰여지는 말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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